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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점포 통·폐합 주춤...우리은행만 34곳 축소, 농협은행은 되레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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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점포 통·폐합 주춤...우리은행만 34곳 축소, 농협은행은 되레 늘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8.14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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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의 점포 통·폐합 둔화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뱅킹 고도화로 점포 내점 수요는 지속 감소하고 있지만 은행권이 사상 최대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접근성을 약화시키는 점포 통·폐합 작업을 재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5대 시중은행 기준 올해 통·폐합된 점포 수(출장소 포함)는 53곳으로 작년 말 기준 5대 은행 전체 점포 수(3927곳)의 1.4%에 그쳤다. 
 

▲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점포 수 감소 추세는 둔화되고 있다.
▲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점포 수 감소 추세는 둔화되고 있다.

개별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큰 폭의 감소는 없었다. 우리은행의  점포만 34곳이 통·폐합되면서 5대 은행 통·폐합 점포 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통·폐합된 점포 34곳 중에서 수도권 지역이 32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 2곳은 부산지역이었다. 은행 점포망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 점포만 줄여 인접점포로 대형화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은 큰 변동이 없었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점포 14곳이 통·폐합 되었는데 이 중 11곳은 리테일 점포와 인접 기업금융센터와의 통·폐합이었다. 

실제로 리테일 점포와 합쳐진 기업금융센터는 동일 건물에 입점한 경우여서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소비자 접근성 약화와는 연관이 없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4곳 중에서 11곳은 리테일과 기업금융센터를 통합한 것으로 실제 점포 통·폐합은 3곳이며 그 중에서도 2곳은 출장소 사례"라며 "하반기에는 리테일과 기업금융센터 간 통합 가능성은 있더라도 실질적인 점포 통·폐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점포 3곳이 통·폐합 되었지만 3곳 모두 출장소였다. 특히 통·폐합된 출장소 역시 기관협약 종료와 같은 불가피한 사유라는 설명이다. 

연초에 폐점된 충남도청 출장소의 경우 지난해 충청남도와 KB국민은행간 협약종료에 따른 폐점이었다. 서울역환전센터와 홍대입구역환전센터 역시 올해부터 KB국민은행이 인천국제공항 1·2여객터미널에 영업점 2곳·환전소 6곳을 개점한데 따른 폐점이라는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수원 권선동지점과 전주 태평동지점 등 2곳이 인근 지점과 통·폐합됐지만 추가 출점이 발생하면서 현재 전체 점포수는 작년 말 기준 1100곳에서 1102곳으로 오히려 2곳이 더 늘어나며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갖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올해 통·폐합 점포가 없었는데 하나은행 측은 연말까지 통·폐합이 예정된 점포는 없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점포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점포를 줄일 명분이 적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조2505억 원을 기록했는데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감안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회에서도 은행 영업점 폐쇄시 금융당국에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되면서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으로 ▲점포 폐쇄시 사전영향평가 실시 ▲폐쇄일로부터 6개월 이전 신고 ▲금융위 신고 거부권 등이 포함됐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출수요를 제외하면 은행 내점 업무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고 지점 대형화를 통한 효율화를 모든 은행들이 추구하고자 할 것"이라며 "다만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점포 통·폐합이 부담스럽고 관련 법안까지 발의된 상황에서 당분간 더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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