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의 정당성을 어필했다. 고려아연은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식으로 판단,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무분별한 투자로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최 회장 개인의 독단적인 경영 행태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운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1949년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한 뒤 1974년 자매회사로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 씨 일가,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담당하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전후로 두 집안의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MBK 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강화 후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MBK는 "중국 자본 비중이 5%도 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를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M&A로 판단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영권을 지키고 MBK와 장 고문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대표이사가 전원 구속되는 등 무능 경영을 책임져야 할 장 고문과 이사 등이 해외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와 결탁한 불법 행위의 수단”이라면서 “이번 경영 협력으로 영풍은 회사 차원에서 손해를 입는 반면 이익은 고스란히 MBK에게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대주주는 주식회사 영풍이지 장 고문이 아니다. 하지만 장 고문은 영풍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일원이 아님에도 대주주의 역할을 운운하며 이번 공개매수가 자신의 결정임을 자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고려아연 노조는 공개매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MBK 사옥에서 집회를 열고 “50년 역사의 세계 최고 비철금속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에게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공개매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