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의 경영권 장악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이 부회장은 회사의 핵심 기술 인력 20여명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풍이 MBK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고려아연 측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제가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국민 여러분께 MBK의 적대적 M&A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갈등의 원인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측에 있다. 투기적 사모펀드와 부실 제련소의 경영자들이 세계 최고 비철금속 제련 기업을 만든 고려아연 임직원의 노고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실적을 토대로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영풍에 없음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10년간 영업이익률 12.8%에 98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영풍은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이 적자다.
이 부회장은 “이 기간 영풍은 고려아연으로부터 700~10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이런 차이는 기술력과 경영 능력에서 벌어진 것”이라면서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고려아연 실적이 지금처럼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MBK는 이날 고려아연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등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내고 임직원들과 노동조합의 헌신과 노력을 존중한다며 경영 시 고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는 “고려아연이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삶의 터전임을 명심하고 좋은 직장 그리고 오랫동안 다니고 싶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기자회견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국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꼽히는 곳은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LG화학 등이 꼽힌다. 이중 지분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그룹으로 7.75%, 다음이 현대차그룹 5.05%다. LG화학은 1.89%로 세 기업 모두 최 회장을 지지할 경우 우호 지분은 33%를 넘게 된다.
MBK 측은 다음 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14.61%까지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 원, 최대 1조9996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