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지난해 말 각각 부회장과 총괄사장으로 선임되며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게 된 가운데 업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이끌고 미래 준비도 착착 진행해 나가고 있는 반면, 박 부회장은 12년 만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 상황에 처했다.

중국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석유화학 업계가 긴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는 타이어용 합성고무, NB라텍스 등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통해 선전하고 있다.
실제 금호석유는 석유화학 빅4 중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6.7%로 가장 높다. 영업이익 감소폭도 상대적으로 작다.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등 포트폴리오를 분산한 전략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는 합성고무, 합성수지, 신사업 등의 매출이 5:3:2로 비교적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
박 사장 체제에서 금호석유는 올 들어 차세대 타이어용 네오디뮴 부타디엔 고무(NdBR) 상용화를 위한 신규 공정을 도입했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NB라텍스의 품질 다각화와 기술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NB라텍스 생산 능력은 올 들어 70만 톤에서 94만6000톤으로 늘었다.
미국‧유럽 고객사로부터 합성고무 접착제의 품질 승인도 이끌어 냈다. 자동차 및 가전용 재활용 고부가합성수지 부품도 초도 판매에 나섰다.
박 사장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주력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향후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사업에서 신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 이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용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을 진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박 사장은 금호석유 지분 7.8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친인 박찬구 회장(7.37%)보다 많다. 지난해 5월 박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해 말 박 사장은 총괄사장을 맡으며 경영전면에 나섰다. 2022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 만이다.
반면 사촌지간인 박세창 부회장이 지난해 말 승진하며 경영전면에 나선 금호건설(대표 조완석)은 올해 12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299억 원의 적자를 낸 가운데 하반기에도 흑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적자 전망은 지난해 분양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엔 수원 고색2지구와 세종 6-3블록 등 일부 현장에서 파업과 원자재 수급 지연으로 인해 준공이 지연되면서 일회성 손실도 400억 원이 발생했다.

금호건설의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9.5%에 달했다. 2분기에는 102.6%로 공사를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정도로 원가율 관리가 부진했다.
지난해 박세창 체제를 구축할 당시 업계에서는 금호건설의 수익성 개선과 수주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하지만 금호건설의 수익성은 박 부회장 체제에서 더욱 악화됐다. 특히 박 부회장 입장에서는 지난해 금호건설 영업이익이 80% 이상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승진한 터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박 사장은 금호건설 지분 44.2%를 보유한 금호고속의 2대 주주다. 박삼구 회장(45.4%)에 이어 28.6%로 두 번째로 많은 금호고속 지분을 보유했다. 경영승계에 이어 지분승계를 위해선 경영능력 입증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호건설의 상반기까지 수주물량은 1조205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3% 증가했다. 다만 수주액의 40%를 차지하는 주택부문이 모두 지방인 점은 불안요소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수도권 주택 미분양(1만3989호)은 인구 대비 0.05%로 나타났다. 반면 비수도권 미분양(5만7833호)은 인구 대비 0.23%로 수도권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금호건설은 올해 청주테크노폴리스 A8BL(2675억 원), 춘천 만천 2단지(1224억 원), 강릉 회산(901억 원) 등의 주택건설을 수주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지난 5월 새 주거 브랜드 ‘아테라’ 론칭 후 분양한 단지가 연이어 완판 되면서 점차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이 반영된 신규수주 물량이 점차 매출로 이어지면서 향후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