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의 주가는 77만6000원으로 마감됐다.
앞서 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으로 75만 원, 고려아연은 83만 원을 제시했다. 75만 원이 넘을 경우 고려아연에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기존 주주들이 더 높은 가격(83만 원)에 팔 기회가 있는 만큼 굳이 공개매수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장 시작과 함께 고려아연 주가가 75만 원을 웃돌며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커지자 MBK 연합은 고려아연과 같은 가격으로 상향했다.
MBK 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 충분히 인식돼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MBK 연합으로선 출혈을 감안하고 가격을 올린 셈이다. 최초 제시가였던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가격을 올리며 3000억 원의 추가 자금을 지불했는데 83만 원으로 다시 올리면서 부담이 커졌다.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가격과 조건이 변경되면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 열흘 연장된다. 고려아연 공개매수대금은 약 2조5000억 원으로 기존(약 2조2700억 원)보다 10.1% 늘어났다.

MBK 연합에서 공개 매수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고려아연 측이 어떠한 대응책을 마련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이 지난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조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날 MBK 연합이 같은 매수 조건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졌다.
실제 오는 7일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출자 설립한 특수법인 제리코파트너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를 올리거나 공개매수 물량을 늘리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