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여행에서 차량과 숙소, 경비를 지원해 줘서 함께 한 장애인 구성원 모두가 힐링했어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기아는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이동권을 향상하기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 ‘초록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특수 제작한 차량을 무료로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12년간 누적 이용자 수는 약 9만 명에 달하고 신청 경쟁률은 46대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초록여행 시작은 2011년 말이었다. 사회공헌 팀에서 자동차라는 기아의 사업 특성을 살리면서 실질적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다 떠올린 것이 바로 장애인 여행이었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여행을 다니기 쉽지 않다. 가족들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언감생심이다.
기아는 모빌리티 전문 비영리기관 그린라이트와 손잡고 아이템을 구상했다. 기아가 매년 기부금(10억 원)을 내면 실무를 그린라이트가 맡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장애인 본인이 원할 때 가족과 편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카니발을 특수형태로 제작했다. 핸드 컨트롤러를 카니발 전 차량에 설치했고 휠체어 탑승형(4~5인+휠체어석 1석), 탑재형으로 성격을 달리했다.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수동을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9인승, 11인승 차량도 마련했다. 강릉 지역은 3인승 레이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자유여행시 차량 이외에 유류, 기사를 신청할 수 있고 사연을 보내 선정될 시 문화여가비, 귀성지원금, 귀성선물도 받을 수 있다. 매달 진행되는 테마여행을 통해 비행기·철도 여행, 산림치유여행 등 색다른 여행까지 즐길 수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2021년 초록여행을 이용한 장애인 60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6%가 여행을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차량, 유류, 기사 지원에 장애인 가족들만 이용할 수 있어 장애인들 사이에선 필수 여행 상품이 됐다. 주말에는 예약자가 몰려 원하는 날을 고르기 쉽지 않을 정도다. 카니발 5대로 시작한 초록여행은 어느덧 19대의 차량으로 늘었고 권역도 전국으로 커졌다.

초록여행은 출범 이후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개선 사항으로 서비스 권역 확대, 홈투홈 서비스, 광역교통·숙박 연계 프로그램 도입, 차량 다양화, 전용 앱 개발 등이다. 올해는 일상생활지원서비스의 범위도 넓혔다. 서울에서만 가능했던 왕복 이동과 인천공항까지의 편도 이동이 경기도 광명, 안양, 부천 등으로 확대됐다. 기사가 포함된 차량 서비스도 최대 7시간으로 늘렸다. 사업의 확대로 기아의 기부금도 20억 원 수준으로 증액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목적 기반의 교통약자 전용 차량을 개발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