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이 A 카드사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해 수시검사에 나선 가운데, MBK파트너스를 대표해 해당 카드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이 과다한 겸직 등으로 내부통제 실패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A사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하면서 영업 상황 전반을 살피고 내부통제 관련 검사도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A사가 기업에 빌려준 대출 원리금 연체와 관련해 충당금을 제대로 적립하지 않고 미수금 발생으로 잘못 회계 처리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김 부회장이 이사회 산하 윤리경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료기기 제조사 B사에서는 전·현직 대표의 비위문제가 연이어 터지기도 했다.
B사 전직 대표의 경우 지난해 3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가 검찰에 고발했다. 김 부회장은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그해 10월에는 이사회 산하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부회장이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2024년 6월 말까지 9개월 동안 윤리경영위원회가 열린 횟수는 1번에 그친다. 회의에 오른 안건 역시 2023년 윤리경영 실적보고 단 한 건이다.
수십 개의 겸직을 하고 있는 김 부회장이 경영감시에 소홀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유통기업 C사는 매출이 뒷걸음질치고 3년 연속 적자를 내기도 했다.
C사는 MBK가 2015년 9월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인수 전인 2014년 회계연도 매출은 8조5682억 원이었으나 2023년 회계연도에는 6조9315억 원에 그쳤다. 9년 새 19.1% 감소했다.
2021년 회계연도부터 2023년 회계연도까지는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과다 겸직 등으로 경영감시에 소홀했을 뿐 아니라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A사에서 2019년 10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 다른 등기임원과 마찬가지로 경영 실태를 감시하는 책임이 부여돼 있다.
지난 2023년 6월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사회가 내부통제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광일 부회장에 대해 경영관리 부실과 경영역량 부족 등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MBK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