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현지 청년 근로자는 익숙한 듯 식판에 떡볶이와 잡채밥을 듬뿍 담았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젊은 직원들이 한식 본연의 맛을 살린 메뉴로 거침없이 향한 것이다.
중장년층 근로자들은 새콤하게 볶아낸 김치를 패티 위에 얹은 ‘볶음김치 햄버거’와 달콤한 양념이 베어든 ‘불고기 피자’를 선택했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근로자들은 점심을 집에서 싸 온 샌드위치, 감자칩 한 봉지, 사과나 바나나 한 개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는 데 이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멕시코 사업장의 점심시간 풍경도 다르지 않다. 매콤한 제육볶음과 육즙 가득한 갈비 곁으로 순식간에 근로자들이 모여든다.
시원한 멸치 육수에 소면을 말고 고명을 얹어가는 현지인들의 모습에선 외국이라는 낯설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멕시코 전통 음식인 부리토에 볶음김치를 곁들인 ‘김치 부리토’는 인기 메뉴로 정평이 나있다.
UAE(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등 중동에서는 다국적 근로자들의 종교를 고려해 양념치킨, 닭갈비, 두부조림 등 돼지고기를 쓰지 않는 메뉴가 급식대를 가득 채운다.

현대그린푸드가 해외에서 운영중인 단체급식 사업장의 일상 풍경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해외사업으로 △미국 △중국 △멕시코 △UAE △이라크 △사우디 △레바논 등 7개국에서 90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단체급식 업체 중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다.
지난 2011년 UAE 아크부대 현장 급식 수주를 시작으로 해외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했다. 중동에서는 플랜트·건설 현장, 미국과 멕시코에서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24년 12월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해외 단체급식 연계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장을 국내 식문화 확산 채널로 활용하는 작업도 본격화했다.
당시 미국의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는 ‘K-푸드 데이’를 통해 현대그린푸드의 자체 간편식(HMR) 제품과 국내 중소 식품 제조사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해외 단체급식이 K-푸드 글로벌 확산의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라면, 김치, 소스류가 해외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를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면 단체급식은 해외 공장과 플랜트에서 매일 식사를 하는 현지 근로자에게 한식과 국내 식자재를 반복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다.

이를 위해 해외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멕시코 법인의 현지 식자재 조달 체계와 제조 인프라 확대 목적으로 66억 원 투자를 확정했다. 2027년에도 24억 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사회에서 ‘해외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내부적 합의도 마쳤다.
현대그린푸드는 수출매출을 매년 1000억 원 이상 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안팎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입맛에 맞춰 현지식에 최대한 가까운 레시피를 연구했고 한식도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변형한 레시피를 다수 개발했다"며 "이러한 메뉴 경쟁력이 해외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진출국가 외 다양한 국가로 사업 확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