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을 중심으로 익숙해진 ‘24시간 소비’가 베이커리에서도 통하는 모습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서울·경기·대전·부산 등 전국 16개 매장이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전환됐다. 이후 매월 1~2개씩 늘면서 현재는 20개가량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연신내와 이수역 등 식당과 술집이 밀집해 늦은 시간까지 유동인구가 이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치역처럼 학생과 학부모 수요가 있는 상권에도 들어섰다. 심야·새벽 시간대에도 일정 수준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 점포를 늘리는 전략이다.
그동안 베이커리의 심야 영업을 가로막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인건비였다. 낮보다 고객이 적은 시간대에 직원을 추가로 배치할 경우 추가 매출보다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오스크와 출입 인증, 원격 모니터링 등 무인 운영에 필요한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별도의 야간 인력 없이 심야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평소 문을 닫는 시간대에도 매장 조명이 켜져 있어 자연스럽게 매장 홍보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영인 회장은 고객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가맹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모델 발굴을 강조해왔다. 하이브리드 매장 역시 소비 시간대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기존 영업시간 밖에서 가맹점의 추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매장은 상권 특성에 따라 다양한 심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신내와 이수역처럼 늦은 시간까지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에서는 귀가객이나 야간 유동인구를, 대치역과 같은 학원가에서는 늦은 시간 귀가하는 학생과 학부모 등의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영업 종료로 놓쳤던 시간대의 소비자를 무인 운영을 통해 확보하는 셈이다.
베이커리는 식빵이나 샌드위치 등 식사 대용 제품부터 케이크와 디저트까지 판매 품목이 다양해 이용 목적도 폭넓다.
특히 케이크처럼 특정 시점에 갑작스럽게 구매 수요가 발생하는 제품은 일반적인 베이커리 영업시간이 끝난 이후 구매하기 쉽지 않았다. 24시간 운영 매장은 기존 영업시간 밖에서도 이러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베이커리 매장과 차이가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월부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24시간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 운영을 본격화했다.
무인 시간대에는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인증해야 매장에 출입할 수 있다. 출입 고객을 확인해 무인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매장에 들어온 고객은 원하는 제품을 고른 뒤 셀프 결제 방식으로 구매한다.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테스트 운영도 거쳤다. 파리바게뜨는 서울 카페서초역점과 연신내점에서 하이브리드 매장을 시범 운영했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테스트 기간 무인 시간대 방문객이 꾸준히 늘었고 고객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정 이후에는 식빵과 샌드위치 등 식사 대용 제품과 케이크 판매가 활발했다. 회사는 늦은 식사를 해결하거나 다음 날 아침을 준비하려는 고객, 갑작스럽게 케이크가 필요한 고객 등이 심야 시간대 매장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별도의 야간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영업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베이커리는 냉장고와 오븐 등 기존 설비가 전력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심야 시간대 매장 조명을 추가로 켜두는 데 따른 전기료 증가 폭도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