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절약이 그렇게 쉽지 않다면서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신문은 우선 과거처럼 쉽게 석유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1979~1983년 오일쇼크 당시 미국의 석유 소비는 20% 가까운 하루 330만 배럴이 줄었고 1997년까지 오일쇼크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에너지 절약분의 절반 가량인 140만배럴은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잔유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석탄 또는 천연가스 발전으로 전환한 데 따라 이뤄진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잔유 사용량이 70만 배럴도 안되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으로 절약하는 것은 불가능해 자동차 운행을 줄이지 않고는 석유 사용 절감이 힘들 전망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오일쇼크 당시에는 미국이 강제 에너지절약에 나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국인의 자동차 운행거리가 그 때보다 거의 배로 늘어날 정도로 바빠졌고 경제 규모도 5배로 커져 비싼 유가의 충격이 약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세 번째 이유는 미국이나 선진국의 석유 사용 감소가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석유 소비 증가로 인해 무색해진다는 점이다. 1979년에 세계 석유 생산량의 29%를 미국이 차지했으나 지금은 그 비중이 24%로 떨어졌다. 1980년대에는 선진국의 수요 감소가 바로 세계 석유 수요 감소로 이어졌지만 개도국의 발전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이제는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네 번째로는 1979년 석유위기는 중동의 혼란에 따른 공급 차질로 비롯됐지만 지금은 아시아와 중동 등의 수요 증가가 장기적인 공급 부족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끝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만큼 에너지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이게 만드는 것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불황의 정도가 덜한 현재의 경제 사정은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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