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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X 한번 해볼래~나랑 장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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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X 한번 해볼래~나랑 장난쳐?"
'막말'택배 피해 쇄도.."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웬 친절"
  • 이경환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0.28 08: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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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경환 기자]택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부 택배 기사들이 소비자에게 막말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은 영세 택배사들이 난립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사례1= 서울 성북구에 살고 있는 배모(39세.여)씨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책상의자를 구입, 18일에 배송 받기로 했다.

약속한 날짜에 누군가가 갑자기 배 씨의 집 문을 부서질 듯 두드렸다.

집에 혼자 있다 보니 두려운 마음에 누구냐고 묻자 '택배기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을 열어주자 택배기사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문을 두드려도 왜 대답이 없느냐"며 화를 냈다.

당황한 마음에 "그럼 진작 전화를 주지 그랬느냐"고 배 씨가 되묻자 택배기사는 "전화비는 그냥 나오냐. 주인이 없으면 그 때 연락하는 건데 그럼 물건을 반품해야 하냐"는 등 반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택배기사는 욕설까지 서슴치 않았다.

화가 난 배 씨가 대형마트 측에 전화로 항의했지만 "택배사의 문제라서 문책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듣게 됐다.

배 씨는 "물론 옐로우캡 직원의 잘못도 있지만 대형마트도 부실한 서비스에대해 책임회피에만 급급해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관계자는 "택배의 경우 점포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회사측에 경고 정도의 처분만 내릴 뿐이지 직접적으로  택배기사를 징계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옐로우캡 관계자 역시 " 직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인 만큼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킬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례2= 한 소비자가 택배회사 고객센터 상담원으로부터 '미친 XX'라는 욕설을 들었다며 분개했다.

춘천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24세)씨는 최근 천일택배로부터 복숭아 등 과일과 반찬을 배송 받았다.

박스를 열어본 김 씨는 기겁했다. 내용물 가운데 곰탕을 담았던 용기가 파손돼있었기 때문.

박스의 윗부분에는 찌그러진 흔적이 있었다.

즉시 춘천대리점에 항의하며 소비자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 또 택배사 고객센터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 씨에 따르면 상황을 이야기하자마자 고객센터 상담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힘주어 소비자 과실을 운운했다.

결국 김 씨가 흥분해 언성을 높였고, 상담원 또한 목소리를 높여 맞서던 중 상담원이 갑자기 '근데 어디서 계속 반말이야. 뭐 이런 미친 XX가 다 있어'라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황당한 마음에 수차례 전화를 다시 걸었지만 그 상담원과는 더 이상 통화할 수 없었다고.

김 씨는 "국을 담고 있던 용기가 아무런 이유 없이 파손될 리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런 상황에 다소 화가 나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상담원이 막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탄식했다.

◆사례3= 대형 홈쇼핑 업체의 택배직원이 소비자에게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경북 포항에 살고 있는 임 모(여.31세) 씨는 최근 부모님께 선물하기 위해 현대홈쇼핑을 통해 비데를 주문했다.

당시 행사기간이라 사은품으로 '쇼퍼백(shopper bag)'도 함께 받기로 했지만 비데 설치 당일에는 배송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달여가 지날 무렵 현대택배 직원이 임 씨 부모님에게 임씨 주소를 묻는 전화를 걸어 왔다.


뜬금 없는 전화에 임 씨의 부모가 당황해서 '왜 가르쳐 줘야 하냐'고 묻자 직원은 "아줌마, 나랑 장난하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임 씨의 부모 역시 언성이 높아졌고 택배기사는 "씨XX이 한번 해보자는 거냐"는 등 폭언을 이어가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는 것.

뒤늦게 비데가 배송될 당시 누락됐던 사은품을 배송하기 위해 택배기사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무례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임 씨의 부모는  현대홈쇼핑 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하지만 현대홈쇼핑 담당자는 "택배기사가 욕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사과를 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임 씨의 부모는 그렇게 몇 명의 담당자와 수십 차례에 걸쳐 통화를 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취재팀이 사실 확인에 나선 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해당 택배기사가 부인을 한다고 해도 면밀하게 사실을 검토하겠다"면서 "우선 현대홈쇼핑을 이용했던 고객이기 때문에 먼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탈 많은 택배..구조적인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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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택배 기사의 자질 논란은 영세 업체나 영업소의 교육.관리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되는 택배화물운송서비스 관련 상담피해사례는 2006년 3723건에 비해 올해 8월까지만 2000여건이 접수됐다.

주요 피해유형으로는 배송물품 분실과 파손, 배송지연, 그리고 배송기사들의 불친절로 나타났다.

문제는 배송기사들의 불친절과 막말로 인한 피해는 입증이 쉽지 않은데다가 택배업체의 복잡한 내부 구조 등으로 인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연맹 김정현 간사는 "택배기사의 실수로 인한 파손 또는 분실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자와의 갈등은 보상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택배사와 영업소, 영업소와 택배기사 등으로 계약관계가 나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택배업계는 택배사와 영업소, 영업소와 택배기사 간 계약관계가 나눠져 있어 문제가 생기면 책임소재를 따지기가 어렵다. 또 개별 영업소가 영세한 규모이다 보니 철저한 서비스 교육 보다는 최소한의 교육만 시킨 뒤에 배송 기사를 바로 실무에 투입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친절?"

한 대형택배회사의 배송기사로 일하는 김모(26세.남)씨는 취재팀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되면 1주일간 수습기간이 있는 이 기간동안 배송하는 법, 착불 처리 등에 대한 내용과 배송지에 적혀있는 주소지 위치를 익힌다"며 "그러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할 뿐더러 갑작스런 상황에 대비한 교육이 없다 보니 고객을 응대하는데 서툰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과도한 업무시간 역시 잦은 배송실수와 욕설을 하게 되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오전 8시에 물건을 모두 싣고 나오면 10시가 되는데 이때부터 평균 120여개의 물건을 배송해야 한다"며 "1분1초가 아까워 점심도 차에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김밥을 먹는데 고객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이들이 반복되다 보면 고객들과 싸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고 정신이 없어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는 배송을 직접 담당하는 영업점이 대부분 영세하거나 개인들이 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택배기사의 채용은 대형택배기사의 관여 없이 영업점 자체에서 택배기사를 채용하고 이후 교육 등은 영업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부실한 점이 많다.

결국 대부분의 영업점은 수익을 내기 위해 택배기사들한테 과중한 업무를 요구하고 이는 기사들의 불친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인당 배송하는 양을 줄이고 서비스 교육 역시 철저하게 시키는 것만이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불친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며 "결국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택배회사들의 수익창출에 대한 노력 만큼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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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소 2010-10-28 23:58:09
짜증내고 13만원치 물건 몇주 썩혀 두다가 찾아가니
돈받고 주고 현대나 cj 로젠에도 불찬절은 경험해보았지만 웃어른 대하듯 잘대해주는 손님을 지나가던 똥깨취급하는 택배는 옐로우캡 뿐

혁명소 2010-10-28 23:55:28
옐로우캡 택배는 정말 악명이 높지요,
우채국 대한통운은 매너가 많이 좋은 편인데.
옐로우캡 택배는. 초면에 반말 짓걸이고, 자기가 집 잘못 찾아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