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은 이렇다. 신세계는 최근 경방측과 서울 영등포 경방필백화점의 위탁경영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경방이 영등포 일대에 건설하고 있는 초대형 복합센터에 이마트도 입점시키려 하고 있다.
아직은 협상 중이지만 성사만 되면 신세계는 영등포의 안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롯데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영업 효율도 높아져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신세계는 이 곳에 또 하나의 ‘신세계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로서는 여간 당혹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방은 작년 롯데에 우리홈쇼핑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영등포 일대에 복합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 경방으로부터 우리홈쇼핑 지분과 경영권을 사들이면서 주당 11만원으로 값을 후하게 쳐줬다. 이는 우리홈쇼핑의 2005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8.3%로 CJ홈쇼핑과 GS홈쇼핑에 비해 2∼3배 비싼 값이다.
게다가 홈쇼핑 업계에선 롯데가 비싼 값을 주고 사들인 우리홈쇼핑이 올해 적자전환 할 수도 있다는 염려를 하고 있다.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다 보니 덩치는 커질 수 있지만 오히려 수익은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롯데는 올 연초 영등포점을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 적이 있다. 신세계에 선점 당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단기간에 승부를 걸기 위해선 도심 한 복판에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을 오픈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물량 공급 문제로 일단은 이 방안을 접긴 했지만 롯데는 재주만 부릴 뿐 득(得)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는 말이 현재로선 맞아 떨어지고 있는 듯 하다. 재주 부린 곰(롯데)이 언제 호주머니에 돈을 챙길 수 있을지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