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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매일유업호 날개없는 추락.. 연이은 핵폭탄 맞고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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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매일유업호 날개없는 추락.. 연이은 핵폭탄 맞고 '휘청'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04.29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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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매일유업 회장(54)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4일 분유에서 식중독균 검출로 소비자 불신을 산데 이어 중국에 수출한 분유는 부적합 판정을 받아 폐기됐고 28일에는 어린이 전용우유가 포르말린(이하 포름알데히드) 사료 때문에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대형 핵폭탄을 잇달아 맞으면서 김정완 매일유업호가 휘청거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가족경영 기업. 창업주 고 김복용 선대회장의 장남인 김회장이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동생 정석(52), 정민(49)과 함께 '형제경영'으로 외식, 주류, 유아복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미망인 김인순 여사까지 상하를 진두지휘하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주력기업인  매일유업이 휘청거리면서 그룹 전체가 직격탄을 맞고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 매일유업, 안전성 논란 등 악재 잇따라

지난 3월4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매일유업의 간판제품인 프리미엄 분유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며 회수조치를 내렸다. 매일유업은 얼마 전까지 제조라인을 정비해 문제가 없다며 10여개 외부기관에 검사를 의뢰 한뒤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고 반박했지만 이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불신을 다독이진 못했다.

최동욱 매일유업 사장(48)이 고개 숙이며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는 동영상까지 띄웠지만 분유시장 점유율은 35%에서 20% 안팎으로 급감했다. 남양유업과 함께 국내 1,2위를 다투던 위상은 일동후디스에도 밀리며 업계 3위로 내려앉는 수모를 겪었다. 

게다가 지난달 24일에는 중국에 수출한  특수분유가 부적합 판정을 받고 폐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고조됐다. 고육지책으로 최 사장을 비롯해 임원진 48명이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표를 제출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들어가려던 참에 2차 핵폭풍이 몰아쳤다.

이번엔 우유의 안전성 논란이다. 그것도 두뇌건강에 좋다는 DHA 함유량을 강화한 어린이 우유가 포름알데히드 검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회사 측은 논란이 된 '더블유(W) 우유'가 안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가 된 호주산 사료는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을 정식으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에도 공급되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국내법상 사료를 살균시키는 과정에서 포르말린 사용되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우유에서 검출된 것도 극미량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 1조 클럽 가입 무산…실적 뒷걸음질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매일유업의 침체는 장기전을 치를 태세다.

지난해 1월 김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1조 클럽 가입 의지를 표명했다. 1분기 실적은 포기하더라도 100% 자회사인 상하를 흡수 합병해 총 매출액 1조원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것. 2009년 실적을 기준으로 매일유업의 매출은 8400억원, 상하는 13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지난해 9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올해 다시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연초부터 잇따른 악재로 실적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0억원이나 감소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 2009년보다 매출원가는 600억원이나 늘었지만 재고자산은 220억원이나 늘어났다. 

재고자산회전율도 2008년 7%에서 지난해 8.3%로 높아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숫자가 높아질수록 재고가 소진되는 시간이 짧아져 실적개선을 이룬다. 매일유업은 2005년만 해도 재고자산회전율이 19.1%로, 재고자산회전일수는 19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일수는 43.7일로 급증했다.

이는 경쟁사인 한국야쿠르트(29.2일), 남양유업(32.7일), 빙그레(17.1일)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 사람 잃고 중심 흔들려 불안불안

매일유업의 계열사는 유아복 판매 및 인터넷 마케팅 서비스 제로투세븐(투자 50%), 빵 등을 제조 판매하는 부첼라(50%), 중국요리전문점인 크리스탈제이드 팰리스레스토랑(65%), 판매서비스업 사업지원서비스업 엠즈파트너스(50%) 등이다.

최 사장이 매일유업을 총괄하고, 김 회장은 그룹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100% 출자한 계열사 레뱅드매일은 주류수입업체로 성백환 전 매일유업 경영지원본부장이 CEO를 맡고 있다. 남상수 전무는 햄버거용빵을 만들고 냉동창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후드써비스와 의료 영양전문식 판매업체인 엠디웰아이엔씨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김정석 대표이사를 매일유업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막내 동생 정민씨도 매일유업의 유아동복 계열사 제로투세븐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9년 9월 영입한 경영 컨설턴트 출신의 최동욱 사장을 비롯해 금융, 광고, 의사 등 40대 전문가 10여명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최동욱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카네기멜론대 MBA 출신으로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두산과 LG텔레콤에서 전략업무를 맡았다. 풀무원건강생활 출신의 최용주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은 IBS컨설팅그룹 대표와 풀무원건강생활 부사장을 지낸 전략전문가다. 외식사업본부장으로 영입된 김영식 전무는 연세대 치대,하와이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에서 오랫동안 외식사업에 종사했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말 런칭한 냉장카레 'MC고베식당'은 김 전무의 작품이다.

이 와중에 김 회장은 10~20년 넘게 근무했던 알토란 같은 임원들을 잃었다. 전호남 전 매일유업 중앙연구소장은 프랑스 글로벌 유업체인 다논코리아에 뺏기고, 중앙대 축산학과 출신으로 매일유업 영남.평택공장장을 거쳤던 정종헌 전 사장은 2008년 1월 퇴사했다. 매일유업 생산부문을 책임졌던 이명길 이사, 김영찬 이사도 잃었다. 남아있는 임원들과 신진세력 사이의 내홍은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우려해온 일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의 신.구세력간 내홍이 오래 지속되면서 외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영업라인 전열도 혼란을 겪는 와중에 이같은 악재가 터져 치명타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며 "식.음료산업의 특성상 한 번 실추된 소비자 신뢰와 대외 이미지는 다시 회복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매일유업의 고전이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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