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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항문주위농양 '유아 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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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항문주위농양 '유아 치루'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4.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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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가 갓난 아기를 안은 채, 울상을 하고 진료실에 들어오면 신생아 탈장이거나 항문주위농양 둘 중의 하나다. 여기서 빗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중에서도 항문주위농양의 경우엔 아기 엄마가 안쓰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아기의 똥꼬 주위에 고름이 잡혀서 빨갛게 부어올라 아기가 여간 아파하질 않기 때문이다.고름이 많이 잡혀서 메스로 조금 째주게 되면 아기는 악을 쓰면서 울고 엄마는 훌쩍거리면서 운다.

유아치루는 항문주위농양에서 진행이 되는 병이다. 농양은 홍수로 인해 강둑이 무너져 주변의 농경지에 강물이 가득 범람해 있는 상태라면, 치루는 홍수가 끝난 후에도 무너진 강둑으로 조금씩 흘러 넘치는 물이 샛강을 따라 졸졸졸 흐르고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치루가 생긴 이후에도 다시 곪을 수 있기 때문에 두 질환은 같은 질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갓난 아기의 항문 주위에 농양과 치루가 잘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유아의 항문주위 농양은 아기 항문의 0.5cm 정도 안쪽 항문벽에 있는 7-8개 정도의 항문샘이라는 구조물에 변이 끼어들어가서 곪는 질환이다.

이런 농양은 항문샘이 깊은 아기에게 잘 생긴다. 변이 잘 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가 모태에 있을 때 과도한 남성홀몬에 노출이 되면 항문샘이 깊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거의 남자 아기에게만 생긴다. 특히 여기에 더해 설사를 잘하는 아기라면 그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변이 묽으면 항문샘에 변이 끼어들어갈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아기에게 항문주위농양이나 치루가 생겼을 때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느냐이다.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서 말씀 드린다면 ‘돌이 될 때까지 그때그때 고름만 째면서 기다려보고 그 이후에도 낫지 않고 있는 치루가 있다면 그 때 가서, 치루 길을 항문샘에서부터 피부에 이르기까지 다 절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씀 드리면, 고름이 반복적으로 생겨서 아기가 고생하는데 왜 돌까지 꼭 기다려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치루수술을 돌이 갓 지난 아기에게 시키기가 너무 안쓰러운데 더 클 때까지 기다리면 안되느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나마 설명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첫째, 앞에서 항문샘이 7-8개 정도 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돌이 되기 전에 치루 수술을 하면 이 후에 옆에 있는 다른 항문샘에서 농양이 또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면 수술을 또 해야 하니까 낭패다.

둘째, 다행히 돌이 지난 후에는 새로 농양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돌까지만 기다렸다가 수술을 하면 그 이후엔 안심을 해도 된다.

셋째, 어떤 아기들에서는 치루가 저절로 막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일도 대부분 돌 전에 일어나고 돌 이후에는 생기지가 않는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돌이 지나서도 남아 있는 치루는 그 때 수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돌 전이라도 농양이 너무 심하게 그리고 너무 자주 생겨서 아기가 너무 힘들어 한다면 다시 생길 것을 각오하더라도 빨리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심한 염증이 너무 자주 생기는 것은 아기에게 위험할 수도 있고, 또 아기의 고통이 너무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기쁨병원 강윤식 원장 (www.joyfullhospit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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