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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정준양 회장, 임기말 악재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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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정준양 회장, 임기말 악재로 고전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11.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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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만료 4개월여를 앞두고 내외부 악재에 고전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와의 경쟁이 확대되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하향추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조4천억원을 들여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DNA로 안정화되고는 있으나, 부채비율 상승으로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굴욕을 당했다.


정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말. 내년 정권교체를 앞둔 시점이다. 교묘한 임기 만료 시점 때문에  포스코 내부적으로 차기 CEO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 회장은 연초 최종태 포스코 사장과 박한용, 오창관 부사장과 함께 4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뤄 '비전2020'을 내세우는 등 공격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정 회장의 공격경영 성과는 내년 이사회 심판대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몰매를 연거푸 맞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지난 4월  'Baa1'에서 'Baa2'로 내린지 5개월만인 지난 9월 다시 'Baa3'로 강등시켰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라는 강력한 모회사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만 두번이나 신용등급이 강등된 셈이다.


연초부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던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지난달 31일 포스코의 장기기업신용등급 및 채권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S&P가 포스코의 등급 하향을 경고한지 5개월 만이다.


S&P는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이 앞으로 12개월간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철강 수요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꼽았다.


포스코는 지난해 3조4천억원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등 지난해에만 9조4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했지만 S&P는 결국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철강 수요가 둔화되고 시장지위도 취약해지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차입금을 영업현금창출능력(EBITDA)로 나눈 값이 2배를 넘어 올해는 2.7배, 내년에는 2.9배를 기록할 것으로 S&P는 예상했다.


현대제철의 생산력 강화와 일본, 중국 등 수입철강제품 대비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포스코의 시장지위가 취약해진 것도 한 몫 했다.


경쟁사인 현대제철은 철강제품 중 마진이 좋은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을 생산하며 포스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2분기 매출액 4조원, 영업이익 4천억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에는 비수기 영향으로 순손실 1천9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현대하이스코와 함께 현대차그룹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포스코 다음으로 국내 철강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연결 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 16조9천530억원, 영업이익 1조2천980억원, 순이익 2천3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1.5%, 영업이익은 5.2% 늘었지만, 순이익은 78.5%나 급감했다.


실적부진과 세계 철강경기 불황 등으로 60만원을 바라보던 포스코 주가는 최근 40만원대가 무너지면서 37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세계 철강경기가 하락세를 타고 경기회복이 더디어 질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은 정 회장의  '비전 2020' 달성에 제동이 걸릴지 우려하고 있다.


'비전2020'은 철강분야를 중심으로 한 핵심사업에서 120조원, E&C 에너지 화학 등 성장사업에서 60조원, 녹색성장 및 해양사업 등 신수종사업에서 20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 2020년에는 연결매출액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결매출은 47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5조4천억원이었다. 순이익은 4조2천억원 수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0조2천5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동기(31조7천500억원)에 비해 58.3% 훌쩍 늘었다. 연결 매출액 전망도 66조4천억원에서 68조7천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결과적으로 비전2020 조기달성은 정 회장의 내년 연임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2008년 2월 포스코 CEO에 취임한 이후 해외 첫 고로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일관제철소를 착공하는등 자원확보와 원가절감에 매진해왔다. 올해는 국내 보다 해외 사업에 더 주력하면서 경영의 폭을 크게 넓혔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하면서 철광석 수입 등 연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물류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포스코의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등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  내년 정권교체와 맞물려 정회장의 연임이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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