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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너무 잘 팔려서 고민?…스타렉스 고객 골라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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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너무 잘 팔려서 고민?…스타렉스 고객 골라서 판다?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8.06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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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의류 유통업을 하는 A씨는 최근 현대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해 상담 끝에 스타렉스를 계약했다. 2주 후 차량이 출고될 줄 알았지만 현대차에서는 내수용차를 해외로 반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계약 철회를 통보했다.

#사례2: 12년 된 노후차를 새 차로 바꾸기 위해 현대차를 방문한 B씨도 그랜드 스타렉스를 계약한지 이틀 만에 계약 철회를 당했다. 수출 목적으로 차량을 구입하려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가 내수 차량의 해외 반출에 고심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일부 모델을 국내에서 구입해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해외 반출이 의심되는 고객에게는 판매를 거부하는 고육지책마저 쓰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그랜드 스타렉스 내수용 모델이 러시아로 역수출되는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해외 반출이 의심되는 고객을 내사해 계약을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렉스가 반출 타깃에 오른 것은 해외 판매 가격이 국내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스타렉스는 풀옵션을 갖춰도 3천만원이면 살 수 있으나 해외에서는 보통 3천만원 후반대에 팔리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5천만원에 팔리기도 할 정도다.

판매실적도 양호해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스타렉스는 올 상반기 아프리카 중동 남미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4만1천864대를 팔았다. 현대차 전체 해외 수출 66만3천637대의 6% 이상을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일부 중고차 매매 브로커들이 일반 고객들의 명의를 빌려 한국에서 스타렉스를 산 뒤 이를 해외로 보내 차익을 얻고 있다.

국내서 구입 후 등록을 마친 즉시 말소해 중고차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데 그 자체로는 합법적인 행위다.


사실 현대차 입장에서도 명의를 빌려 구입하는 고객에게 차를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내수용 차가 중고로 해외에 반출되면 정식 수출 차량보다 싼 값에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가격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우려다.


따라서 국내서 다소 잡음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스타렉스는 해외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는다. 울산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해외에 수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차를 해외로 반출하려는 소비자를 판단하는 근거에 대해선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을 아꼈으나 "일부 소비자들에게서 다소 불합리하다는 불만을 듣더라도 해외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내수차량의 해외 반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르노삼성 구형 SM3가 해외에서 닛산 브랜드로 팔렸을 당시에도 높은 인기에 차익을 노리고 반출을 시도하는 매매업자들이 활개를 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산차 업계에는 내수차 해외 반출을 막는 암묵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해외 반출이 의심될 경우 판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반출이 의심되는 고객들은 5대 이상의 대량 구매, 항구 인근으로 차량 배송 요구, 현금 일시불 결제, 할인 및 추가 서비스에 무관심한 태도 등 몇 가지 공통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아무런 잘 못 없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피해제보란과 인터넷 포털 게시판 등에는 해외 반출 의심을 받아 차량 출고를 거부당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스타렉스는 상반기 국내서 2만4천478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해외 수출 4만1천864대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 전체 라인업 상반기 누적 판매도 전년 대비 내수에서 4.7% 줄었으나 해외에서는 15.1% 늘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마이경제 뉴스팀=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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