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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체 직원 "노인 상대로 사기 영업" 양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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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체 직원 "노인 상대로 사기 영업" 양심 선언
  • 변동진 기자 juven7182@naver.com
  • 승인 2014.05.19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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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을 상대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가입 권유하고 자동이체가 아닌 경우 은근슬쩍 비싼 요금제로 변경하는 등 속임수 영업의 도가 지나쳐 더 이상 양심을 속일 수 없어 퇴사했습니다.”

SK텔링크 알뜰폰 가입 유도 텔레마케터로 근무했던 직원의 고백이다.

익명을 요구해 온 A모(남)씨는 통신상품에 지식이 부족한 노인이나 미성년자 등을 타깃으로 한 이통사 대리점의 부도덕한 영업방식에 신물을 느끼고 불과 며칠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달 초 회사에 입사한 A 씨의 주된 업무는 자동전화 발송 시스템인 '오토콜'을 사용해 노인과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알뜰폰 가입을 권유하는 일이었다.

전화상으로 “지금 쓰는 휴대폰보다 크고 편하다”, “요금도 훨씬 저렴하다”라는 등 장점을 내걸고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을 알아내 상급자에 넘기면 상급자들이 건네받은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개통 작업을 마무리했다.

상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해야 하는 고의적인 거짓말이나 속임수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통신사를 소개할 때 SK만 강조할 뿐 '텔링크'라는 이름은 제대로 언급하지 못하게 했다. 간혹 거기가 어디냐고 물어오면 'SK입니다, 통신사 SK입니다'라고만 밝혔다. 별정통신에 대한 정보가 없는 어르신들은 SK텔레콤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사용요금을 자동이체가 아닌 대리점이나 은행에서 직접 납부하겠다는 고객에게는 더 비싼 요금제로 변경할 것을 강요(?)하거나 실제 계약한 것보다 높은 요금제로 임의대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체가 아닌 경우 수수료가 적어 남는 게 없다는 게 이유였다.

게다가 소속된 업체 뿐 아니라 또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지우기 힘들었다고.

A 씨는 “부모같은 분들을 상대로 도움을 드리기는 커녕 매출을 노리고 엉뚱한 상품에 가입시키는 짓은 양심에 찔려 더이상 할 수가 없더라”며 한탄했다.

판매점의 외주를 받아 가입 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해당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노인을 타깃으로 영업하지 않았다. 녹취를 들어보면 알 것 아니냐”고 억울해 했다.

또 “요금제는 오히려 저렴한 요금제를 3개월만 사용해보라고 권한다”며 “차액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입금을 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링크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유통망을 철저히 관리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동안 가입된 분들, 특히 노인층을 대상으로 녹취록 재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잘못된 안내를 했거나 강압적 가입을 요구한 건에 대해서는 100% 고객불만을 해결해주고 있다”며 “알뜰폰과 관련해 이같은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로 발생하고 있어 위반 대리점에 대해서는 패널티, 영업정지를 주는 등 올바른 유통망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서 밝힌 영업방식이 사실이라면 모두 적발대상이며 해당 업체에 확인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14년도 1분기 SK텔링크와 관련된 상담건수가 총 409건으로 알뜰폰 관련 불만 중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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