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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도입약'의 비극...잘 키워놨더니 판권 돌연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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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도입약'의 비극...잘 키워놨더니 판권 돌연 회수
  • 변동진 기자 juven7182@naver.com
  • 승인 2014.06.05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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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들여와 도소매업에 치중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본사의 도입약 회수로 타격을 입고 있다. 오랜 기간 광고와 마케팅비를 퍼부어 쌓은 상품 인지도가 판권을 회수한 본사에 '프리미엄'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탄탄하게 다져놓은 유통망마저 무용지물이 되는 2중 3중의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일동제약이 지난 10년간 키운 습윤드레싱 '메디폼'과 보령제약의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대웅제약의 골다공증치료제 '포사맥스' 등의 블록버스터 도입약들이 최근 모두 회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상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제일약품의 경우 도입약 유통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고 있어 도입약 회수의 '리스크'를 상시 안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대표 이정치)은 지난  10년간 약 300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습윤드레싱 '메디폼'의 판권을 원개발사인 제네웰(대표 문병현)에 되돌려줬다. 메디폼의 판권은 다시 지난 1일부로 한국먼디파마(대표 이종호)로 넘어갔다.


메디폼은 일동제약의 올 1분기 상품매출 226억 원 중 18.2%인 41억 원을 올렸지만 3분기부터 매출에서 빠진다. 작년에는 매출 3천952억 원의 4.84%, 상품매출 1천71억 원의 18.8%인 191억 원까지 기록한 바 있어 올 하반기 상품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동제약 메디폼 비중(2014년 1분기)

 

 

매출

상품매출

메디폼 매출

메디폼 매출 비중 

메디폼 상품매출 비중

 

 

902

226

41

4.6%

18.2%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단위 : 억원)


일각에서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한 한국먼디파마에 메디폼을 빼앗겼다”고 보고 있지만 일동제약 측은 “마진이 적어 재계약을 포기한 부분도 있고 판권 회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제품을 이달 초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제약업체가 장기간 육성한 품목의 판권을 회수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늘고 있다.

 

주요 도입약 회수 현황

 

 

품목

판권

개발사

비고

 

 

메디폼

일동제약

제네웰

2014년 6월 한국머디파마로 판권 이전

 

 

포사맥스

대웅제약

한국MSD

2014년 2월 한미약품 판권 이전

 

 

바라크루드

보령제약

한국BMS

2014년 1월 한국BMS 판매

 

 

아자치오프린피씨에이치

명문제약

테바

2013년 10월 한독테바 회수

 

 

보리나 2.5%

 

 

테바미르타자핀오디티

 

 

테바라모트리진

 

 

테바아나스트로졸

 

 

파마케미빈크리스틴

 

 

메카프렉스

 

 

타모프렉스

 

 

플라톡신

 

 

독소루빈

 

 

빈크리스틴파마케미

 

 

엠텍세이트

 

 

환산빈블라스틴

 

 

타모프렉스


한국BMS는 2012년 12월 보령제약과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판권 계약을 맺었지만 실적이 하락해 올해 초 다시 회수해 갔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인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바라크루드의 2013년 매출은 1천566억 원으로 전년 대비(1천586억) 1.3% 감소했다.

특히 한독(대표 김영진)과 이라스엘 글로벌 복제약 제약사 테바가 합작설립한 한독테바(대표 홍유석)는 ‘수퍼갑’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테바는 지난해 한독과 국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명문제약이 도입판매를 해왔던 면역억제제 1개, 해독제 1개, 정신신경용제 2개, 항전간제 3개, 항암제 14개 등 총 21개 품목을 전부 회수했다.

덕분(?)에 명문제약의 올 1분기 상품매출은 전년 동기(42억 원) 대비 반토막 수준(21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한국MSD의 연매출 300억 원대 품목인 골다공증치료제 ‘포사맥스 시리즈’는 지난 2008년부터 대웅제약(대표 이종욱)이 판매했지만 지난해 4월 돌연 회수, 올해 2월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으로 넘어갔다.

이같은 글로벌 제약사의 품목 회수는 제약사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어 '리스크'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잘 키운 제품을 회수하는 이유는 한국 법인을 설립해  이미 자리를 잡은 제품을 자신들이 직접 팔거나 판매 대행사가 실적을 제대로 못 올리는 경우, 유통마진을 적게하기 위한 차원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인 매출 확대를 위해 도입약을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이 회수되면 상품매출이 급감해 이 구멍을 메울 다른 대안을 또 찾아다니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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