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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알뜰폰 시장 진출, 수익 다변화? 브랜드 하락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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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알뜰폰 시장 진출, 수익 다변화? 브랜드 하락의 늪?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6.24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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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고 모(남)씨는 얼마 전 휴대전화 유심칩이 망가져 교체하려던중에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고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공짜폰이라 추가 부담이 없고 통신사가 'SK'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해 상담원의 말을 믿고 결정한 것. 하지만 청구서를 받아든 고 씨는 깜짝 놀랐다. 통신사가 SK텔레콤이 아닌 알뜰폰 서비스를 하는 'SK텔링크'였기 때문. 텔레마케팅으로 구입해 서면 계약서도 없어 억울함을 호소할 증거물도 없었다. 그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진 알뜰폰의 존재도 몰랐다. 상담원도 SK라고만 했지 SK텔링크라는 업체를 언급한 적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SK텔링크 측은 "통신사 판매점에서 가입한 고객으로 고객이 원할 경우 SK텔레콤으로의 원상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가 통신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한 '알뜰폰' 시장에 기존 대형 이동통신사들(이하 이통사)의 진입이 이어지면서 불완전 판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통신3사 순차 영업정지기간에는 SK텔레콤이 SK텔링크를 통해 보조금을 우회 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쟁 과잉인 통신시장에서 알뜰폰으로까지 불법 보조금 전쟁이 옮겨붙고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에 대한 시각이 그닥 곱지 않다.

현재도 통화품질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형 이통3사가 모두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계열사 밀어주기로 인해 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텔링크외에 이미 LG 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이미 지난 3월 서울전파관리소에 별정통신4호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고 KT역시 자회사 KITS에서 알뜰폰 사업을 준비중이다.

◆ SK텔레콤 등에 업은 SK텔링크 불완전 판매 심각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 등록된 알뜰폰 사업자는 총 28곳으로 그 중 기존 이통사 계열사로는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의 자회사 SK텔링크(대표 서성원)가 유일하다.

국제전화 및 B2B 사업에 집중했던 SK텔링크는 기존 캐시카우였던 국제전화 실적이 나아지지않자 2012년 5월 통신3사 중 최초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통신업계 1위였던 SK텔레콤의 자회사기 때문에 SK텔레콤 계열사 직원의 영업활동 금지 및 SK텔레콤과의 마케팅비 상호보조 금지 등을 담은 조건부 허가 상태에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것.

그러나 경쟁업체들을 중심으로 SK텔레콤에서 알뜰폰 사업을 우회 지원하고 있다는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통신3사 순차 영업정지기간에는 SK텔링크를 통해 보조금을 우회 살포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사명이 비슷한 탓에 'SK텔레콤'과 'SK텔링크'를 혼동한 불완전 판매 피해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SK텔레콤과 SK텔링크는 엄연히 다른 회사 임에도 불구하고  가입 상담시  일선 판매원들이 'SK'만 강조한다는 것.

지난 5월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는 올해 1분기 SK텔링크의 소비자 불만상담건수가 400여건에 달하고 그 중 상당수가 유사상호에 대한 피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SK텔링크에서 중복 접수를 제외하고 190여건이었고 모두 처리완료됐다고 해명했지만 이후로도 유사상호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 이통사 연이은 진입 오히려 '독'일까? 약일까?

 

이같은 대형 통신사들의 알뜰폰 시장 참여가 시장과 개별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기존 업계와 달리 알뜰폰은 홈쇼핑, 온라인몰과 같은 비대면 접촉에 의한 판매가 많다. 알뜰폰 브랜드 하나로 대리점을 개설하면 이윤이 남지 않아 여러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가 다수다.


때문에 단독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는 기존 이통사와 달리 고객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일부 판매점은 텔레마케팅을 이용해 판촉에 나서 불완전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일부 이통사들은 알뜰폰 시장도 기존 시장처럼 파이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고객 서비스 역시 이통사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링크 관계자는 "SK텔링크는 여러 단서조항이 붙어있는 상황에서 진입한 것이라 알뜰폰 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대기업 이통사의 진입으로 중소 사업자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긍정적 요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시장도 결국 서비스 요금에 따라 양극화되면서 각 이통사들이 가격을 기준으로 투 트랙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며 "대기업 이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은 이제 돌이킬 수없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규모 영업망을 등에 업은 이통사들의 진입이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부정적 여론과 함께 부실한 알뜰폰 고객관리가 부각돼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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