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설치 쉽고 저렴한 '창문형 에어컨' 소음·누수 문제 시끌...판매 늘면서 민원도 폭주
상태바
설치 쉽고 저렴한 '창문형 에어컨' 소음·누수 문제 시끌...판매 늘면서 민원도 폭주
파세코 특정 모델 '누수' 불만 잇따라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8.02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사는 나 모(여)씨는 7월 들어 2019년 약 80만 원에 구매한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문제로 속을 썩었다. 에어컨 온도가 26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누수까지 발생했다고. 파세코에 AS를 신청했으나 "누수 문제는 수리가 어렵다"며 같은 제품으로 무상 교환하거나 10만 원을 지불하고 개선된 제품으로 교환받는 방법을 안내받았다. 나 씨는 제품의 구조적인 결함이 의심되는 만큼 리콜을 요청했고 업체 측은 제품결함을 판단 후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씨는 “올해 역대급 폭염인데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더위로 고생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인천 서구에 사는 서 모(남)씨는 7월 온라인몰에서 한일전기 창문형 에어컨을 40만 원대에 구매했다. 직접 설치하려고 했으나 체크했던 창문 사이즈와 제품 규격이 맞지 않았다. 한일전기에서 판매하는 다른 창문형 에어컨의 크기도 똑같아 교환을 포기하고 반품하려 했지만 업체 측은 이미 상자를 개봉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서 씨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려 해도 크기가 똑같아 설치가 어려운 건 마찬가진데 반품이 안된다고 하면 이 제품은 어찌해야 하느냐”고 답답해 했다. 

# 서울특별시 동작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이달 쿠쿠전자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한 뒤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수평이 맞지 않게 설치돼 벽이 진동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게 박 씨 주장이다. 박 씨 항의에 쿠쿠전자 측은 "제품 및 설치 방식에 문제가 없고 소음도 정상수준이다"라고 해 갈등 중이다. 박 씨는 “소음이 심해 이웃집에서도 항의가 들어오는 상황인데 정상이라는 걸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외기 일체형의 '창문형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누수나 소음, 설치 불량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설치가 간편하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에어컨 구매가 부담스럽거나 방마다 가볍게 설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14만3100대로 2019년 대비 4배가량 늘었다.

소비자 불만도 급증하는 추세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이달 들어서만 창문형 에어컨 관련 불만이 70여 건 제기됐다. 하루에 2건 이상 불만이 접수되는 셈이다. 

소비자들 불만의 상당 부분은 창문형 에어컨의 소음 문제와 관련됐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역할을 하는 부위가 본체에 내장된 일체형이다 보니 작동 시 진동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줄이기 위해선 제품의 수평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 설치 불량으로 소음이 커지는 경우가 다발하고 있는 것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박 씨의 민원 접수 후 2차 방문에서 제품 설치 상태와 소음 정도를 면밀히 점검한 결과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소음이 있기는 하나 이는 창문형 에어컨 특성상 발생하는 것으로 타사 제품과 유사한 수준이어서 설치 및 제품 결함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품 구매 시 기사 방문설치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방문설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창문형 에어컨 관련 민원이 발생하면 기사 방문을 통해 원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법한 보상과 사후 처리를 진행해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제품군에서 누수가 반복된다는 불만도 많다. 특히 파세코 PWA-2100W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가 오거나 장마철 습도가 높아지면 에어컨에서 배출되는 물이 많아져 누수가 발생한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파세코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설치한 환경의 습도가 높으면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제품을 점검하고 AS 정책에 의거에 조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창문형 에어컨은 설치 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직접 설치하는 소비자가 많아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특히 온라인몰이나 홈쇼핑에서 어떤 창문에도 설치 가능하다고 해 주문했는데 설치 과정에서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 때 제품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당했다며 소비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는 ‘반품 거절 사유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품을 개봉했다고 해도 훼손하지 않았다면 반품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일전기 관계자는 “본사나 관련 유통점에서 구매한 제품은 개봉해도 반품 가능하다”며 “본사와 관계없는 판매점에서 구매한 경우 구매처를 통해 환불해야 하는 데 서 씨의 경우 일반 유통점에서 제품을 구매해 반품이 어렵다고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관련기사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