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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고차 사기로 극단적 선택까지 했는데...수입차 풀어놓고 현대차만 막는 역차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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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고차 사기로 극단적 선택까지 했는데...수입차 풀어놓고 현대차만 막는 역차별 언제까지?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8.31 07: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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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출은 좀처럼 진척이 없다.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만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밥그릇 지키기에 필사적이고 가운데 낀 정부는 업자들 눈치만 보고 있는 양상이다.

전기차 세계 1위 업체 테슬라는  다음 달부터 국내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테슬라까지 뛰어들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재규어, 렉서스, 포르쉐, 푸조, 페라리 등 20개 업체가 자사 인증 중고차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인증 중고차 운영을 안 하는 곳은 지프, 캐딜락, 혼다, 토요타뿐이다.

최근 수입차 인증 중고차 시장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30일 현재 인증 중고차 매장은 전국 101곳. 40곳도 되지 않았던 2016년 3월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아졌다. 벤츠(23개), BMW(20개), MINI(14개), 아우디(11개)는 10곳 이상을 보유할 정도다.

실제 판매량도 느는 추세인데 지난해 인증 중고차는 3만여 대를 웃돌며 2019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폭스바겐(226.8%), 아우디(125.4%)는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 등 국산 완성차 업체는 좀처럼 중고차 시장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업종이 2019년 2월부로 중소기업적합업종 제한이 풀려 부단히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2년 넘게 기존 중고차 매매업체들의 밥그릇 저항을 뚫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현대차, 중고차 업계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가 꾸려졌지만 ‘연간 취급 가능 대수’에서 이견이 있어 아직 최종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했다.

3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나 내부 분위기로 봐서는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이게 이리 질질 끌 일인지 답답하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하늘을 찌른다. 소비자 고발센터에 접수된 올해 중고차 민원만 살펴봐도 30일 기준 184건에 달했다.  0.7일에 한 건꼴로 민원이 등록되는 셈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4월 중고차 구매 경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31%의 구매자가 중고차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대기업 진출이 제한됐던 2013년부터 6년간 체질 개선은커녕 허위 매물, 허위 가격, 차량성능기록부 위조, 사고 이력 허위 게재 등 기만적인 영업으로 소비자 피해를 양산해왔다. 

‘싸고 좋은 중고차 팝니다.’ 이 말을 들으면 반색보다 의심부터 드는 것은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사이트에서 전면에 게시된 추천 매물을 보면 우선 허위 물건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것도 기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지난 2월에는 한 60대 남성이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 당했다며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례까지 등장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입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을까?

정부는 업자들 눈치만 보고 소비자 눈치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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