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트렌비·발란 명품 플랫폼, 해외 배송 하세월....취소하면 반품비로 역공
상태바
트렌비·발란 명품 플랫폼, 해외 배송 하세월....취소하면 반품비로 역공
'배송 20일 걸린다' 안내하곤 지연시 명확한 사유 안대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2.10.05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광주시 서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9월6일 트렌비에서 20만 원짜리 니트를 샀다. 구매 당시 '배송이 최대 20일 걸릴 수 있다'는 안내를 보고 26일경 도착할 거라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25일까지도 현지에서 출고되지 않은 상태였다. 배송 일정을 알려달라고 문의를 남겼으나 판매처 확인 중이라는 답변뿐, 명확한 사유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이 씨는 27일 주문 취소를 요청했고 상담원은 “물품 위치는 알 수 없지만 주문 취소 시 소비자 부담금을 지불해야 된다”고 안내했다. 이 씨가 항의한 뒤에야 “소비자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씨는 “강하게 항의하지 않았다면 부담금까지 지불해야 했을 거다. 상담 시 판매자 핑계만 대며 아무런 중재도 하지 않는 업체에 실망했다”며 분노했다.

# 서울시 강동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7월 초 발란에서 약 20만 원의 향수를 구매했으나 9월 말까지 받지 못했다. 주문한지 한 달 된 시점에도 배송되지 않아 발란 측에 연락해 봤지만 '판매자의 지연 문제'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판매자에게도 여러 차례 배송 지연에 대해 문의할 때마다 "이번 주 내로 물건이 도착한다"는 말과 달리 향수는 오지 않았다. 이후에도 판매자는 “현지에 있는 판매자가 아파서 연락이 안 된다”는 등 황당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박 씨는 “나몰라라 핑계만 대는 발란과 물건을 보내지 않는 판매자가 너무 황당하다. 돈이라도 돌려받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명품 플랫폼에서 해외 배송 상품 구매시 수 개월간 배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소비자 원성을 사고 있다.

명품 플랫폼은 거래의 장을 제공하는 중개업체일뿐, 판매자는 따로 있다 보니 배송 지연 시 명확한 지연 사유나 배송 일정을 안내하지 못하면서 불만이 깊어지고 있다.

해외 배송은 특성상 현지 주문 상황, 배송사, 공항 등의 문제로 국내 배송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각 플랫폼들은 지연 상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스템 업데이트가 늦어지거나 누락되는 경우 등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트렌비, 발란 등 명품 플랫폼서 산 물건의 배송 지연 시 플랫폼 측의 두루뭉술한 상담에 대한 불만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배송이 지연될 경우 명확한 지연 사유조차 듣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판매자 핑계를 대며 배송이 늦어지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배송 지연은 판매자 귀책사유지만 주문 취소 시 소비자에게 부담금을 요구하면서 대립하는 일도 잦다.

트렌비, 발란 측은 해외에서 직접 들여오는 상품 특성상 공항, 배송사 지연 문제 등으로 사전에 안내됐던 예상 배송일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배송 지연 사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스템 업데이트가 늦어지거나 누락돼 미처 사전 안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이 같은 일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사전에 배송지연을 안내하고 있다. 안내가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개선 및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발란 관계자는 “해외 현지 상품의 경우 물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다른 판매자도 동일 상품을 판매한다면 그 상품을 대신 보내주기도 한다. 위 사례자의 경우 대체 상품이 없었고 고객에게 별도로 청약철회도 안내했으나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밝혀 배송이 지연된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렌비와 발란은 판매자 측 사유로 배송이 지연될 경우 청약철회 시 수수료 부과 없이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배송 지연 시 고객의 의사를 물었을 때 배송을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주문을 취소하면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트렌비 관계자는 “배송 지연 발생 시 일반적으로 취소수수료 부과 없이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며 “이 제보자의 경우도 해외의 시차로 인해 정확한 안내가 불가했고, 고객센터 측에서는 일반적으로 주문 취소 시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규정에 대해 안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명했다.

발란 관계자는 “고객의 과실이 100% 없는 경우 취소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배송 지연 안내가 진행되고 그럼에도 고객이 배송을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상품 배송이 시작될 때 청약철회를 원한다면 일부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외구매(쇼핑몰형 구매대행)제 15조 1항에 따르면 이용자가 구매한 재화에 대해 회사와 해외 사업자간의 매매계약이 체결돼 해당 재화가 회사의 해외 현지 수령 장소로 발송된 이후 이용자가 청약철회 등을 한 경우, 이용자가 해외 현지 운송료 및 구매 수수료, 해외 현지 반송료를 부담해야 한다.

또 이 경우 회사는 이용자에게 해당 매매계약이 체결된 일시 및 발송의 일시를 증빙하는 자료를 제시해야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관련기사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