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권업계에선 이자율 인하에 동참하는 움직임보다 '빚투' 과열을 우려해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지난 7일 대신증권은 1~7일 초단기 구간의 이자율을 기존 5.75%에서 0%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90일 이상 구간의 이자율도 기존 9.75%에서 9.5%로 낮췄다. 신용거래를 할 때 거래비용을 낮춰 고객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한 것으로, '장기 빚투'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사를 비롯해 유진투자, 한화투자, 유안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고객이 많고 대형사일수록 신용공여한도 관리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이자율 책정 시 다방면으로 검토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규모가 자기자본 100%로 제한돼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에서 신용공여한도가 바닥나 증권담보대출 등을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달 다시 재개한 바 있다.
다른 관계자는 "7일 이하 구간에 대해 0% 이자율을 적용하게 되면 고객 확보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투자 수완이 좋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빌리려 했다가 길어지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빚투', '단타' 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고 조심스런 생각을 밝혔다.
반면 신용융자 이자율 감면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곳도 있다. 하나증권은 이자율 감면을 적극 검토 중이고, 한국투자증권도 0%대 이자율은 아니더라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증가나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는 등 효과가 있으면 여러 기업에서 동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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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7일 초단기 구간이 대신증권이 적용한 0%부터 최고 7.9%(비대면 기준)까지 형성돼 있다.
장기 구간으로 갈수록 이자율이 높아지는데 16~30일 구간은 6.9%~9.7%이고, 61~90일 구간은 7.4%~9.9% 수준이었다.
일주일 이내 초단기 구간에선 하나증권이 이자율 7.9%로 가장 높다.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7.5%였고, 유안타증권, 하나증권이 6.9%를 적용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포진돼 있는 61~90일 구간에선 다수의 증권사가 9%대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9% 이하의 이자율을 적용한 곳은 메리츠증권(7.4%), 신한투자증권(8.9%) 등이었다.
하나증권은 단기 대출 구간에선 이자율이 높은 편이지만 이 구간에선 8.4%로 낮은 편에 속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