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크 과일 장식에 곰팡이가 집 지었네=경북 구미에 사는 정 모(남)씨는 역시 유명 프랜차이즈 B제과점에서 여러가지 과일이 토핑으로 올라간 케이크를 구매했다. 집에 와서 한참 먹다 보니 장식용 과일에 곰팡이가 심하게 핀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정 씨는 "이를 모르고 먹은 어린 자녀들은 물론 나도 두드러기가 난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제과전문 프랜차이즈 C사의 케이크를 초등학생인 자녀와 함께 먹다가 이물을 발견했다. 자녀가 먹다가 뱉어서 살펴보니 케이크 단면에 검은색 덩어리가 보였다. 김 씨는 "주변에도 검정색 가루가 묻어 나왔다"며 "곰팡이인지, 이물인지도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 냉동베리엔 곰팡이 안 생겨?=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전 모(여)씨는 자녀의 생일을 맞아 D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케이크를 구입했다. 구입하자마자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음 날 오전 케이크 장식인 베리부터 먹었는데 맛이 이상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베리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고. 전 씨가 점포에 항의하자 “냉동 베리만 사용해서 곰팡이가 생길 수 없다더라"며 기막혀했다.
# 케이크 크림에 박힌 머리카락, 환불 대신 음료 쿠폰으로 '땡'=서울시 종로에 사는 김 모(여)씨는 E커피 전문점에서 산 케이크를 먹다가 크림에 박혀 있는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김 씨는 사이트 고객게시판에 환불을 요구하는 문의글을 남겼으나 음료 쿠폰 두 장을 제안했다고. 김 씨는 "쿠폰 외에 환불은 해줄 수 없다더라"며 "브랜드 측의 생산관리 시스템과 소비자의 불편을 공감하지 못하는 횡포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 케이크 먹고 온식구 배탈, 원인은 곰팡이 핀 케이크?=경기도 고양에 사는 서 모(남)씨는 제과 프랜차이즈 F사의 케이크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부모님과 자녀 등 온가족들과 함께 나눠 먹었는데 배탈이 났다고. 그제야 남아 있던 케이크를 살펴보니 겉면 크림에 곰팡이가 보였다. 서 씨는 “브랜드 제과점이라 믿었는데 곰팡이가 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책임감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치즈케이크에서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 나와=대전시 서구에 사는 배 모(여)씨는 커피전문점 G사의 한 매장에서 배달한 케이크를 먹던 중 입 안에서 뭔가 날카로운 게 씹혀 뱉어보니 플라스틱 조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물은 투명한 조각이라 먹기 전에는 있는줄 몰랐다고. 매장 측은 '공장에서 받은 제품 그대로 판매한다'며 책임을 피했다. 배 씨는 “플라스틱 조각이 뾰족하고 단단해서 그대로 삼켰다면 목이나 장기에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케이크에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 머리카락 등 이물 문제가 잇따라 업계에는 철저한 관리가, 소비자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 불만 유형은 곰팡이와 이물로 구분된다. 곰팡이는 생과일 토핑 등에서 주로 발견되고 이물은 머리카락, 비닐이 주를 이룬다.
소비자들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하나 업체들은 유통 중이나 구입 후 외부에서 혼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탓에 갈등이 빈번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식품의 변질이나 이물 혼입은 교환이나 구입가로 환급된다.
하지만 케이크는 어느 정도 섭취하다가 변질이나 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원인을 특정하기 쉽지 않아 다툼도 잦다. 특히 모르고 먹었다가 배탈 등 탈이 나는 경우에는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병원비 등 보상을 두고 충돌하곤 한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유명 제과점이나 카페 제품인 경우 본사 측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지만 실제 가맹점인 경우가 상당수고 법적으로 본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유명 제과점 케이크는 물론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등 카페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케이크가 변질되거나 이물이 나왔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는 겨울 한 철, 어린이날 등 특정 기간에만 관련 민원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발생한다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식품 위생이 다소 소홀할 수 있는 겨울철인 1~3월과 습하고 더운 6~8월에 민원이 다소 집중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민원이 제기되면 내규에 따라 환불하거나 다른 제품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등으로 응대한다.
다만 이물과 변질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본사에서 완제품으로 제공하는 케이크의 경우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제조공장 등에서 생산해 문제 요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고 입 모았다. 기계가 제조를 전담하고 있어 이물질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제과점과 카페의 경우 곰팡이가 핀 케이크를 구매하거나 변질된 케이크를 먹고 탈이 나도 매장을 관리감독하는 본사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문제 발생 시 소비자들은 본사 측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을 기대하지만 정작 본사에서는 가맹점 책임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본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 또한 없다.
제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실내 온도와 습도가 높아 곰팡이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빵을 냉동보관 후 자연 해동하면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곰팡이는 공장이나 점포 등 제조 단계보다는 소비자가 구입 후에 생겼을 가능성이 높고 특성상 어디서 발생했는지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카페 전문점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냉장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변질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점포에서 벌레 등 이물질이 나오는 경우는 주로 외기를 타고 외부에서 벌레가 들어와 앉는 경우가 많다”며 “구입 후 외부에서 먹는 경우에는 외부에서 이물질이나 벌레 등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