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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평가 후폭풍에 보험업계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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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평가 후폭풍에 보험업계 "나 떨고 있니?"
  • 차정원 기자 cjw1980@csnews.co.kr
  • 승인 2010.05.17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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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차정원 기자]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09년 금융기관 민원처리평가'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보험업계가 그 후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이 올해를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으로 선언하고 민원처리에 불성실한 금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한 가운데 보험사만 최악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최하위 5등급을 받은 금융회사에 대해 경영진 면담과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2년 연속 5등급 금융사에 대해서는 종합검사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사에 비해 보험업계의 민원처리 성적이 눈에 띄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금감원이 보험사들을 집중 관리할 것으로 우려되는 탓이다.


◆보험사 1등급 '전멸'.. 등급 오른 곳도 없어


이번 민원처리평가에서 보험사는 재앙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등급을 받은 보험사가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전년도에 비해 등급이 오른 곳도 전혀 없었다.

19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금호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17개가 등급이 하락했고, 교보샘명과 푸르덴셜만이 2등급으로 제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전년도 평가에서 하나도 없었던 5등급이 9개사나 나왔다.
 

손해보험사 역시 올해 등급평가를 받은 나온 13개 가운데 삼성화재, 동부화재, 롯데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손해보험, LIG 손해보험 등 10개가 하락했다.

차티스, 에이스, 그린은 2년 연속 5등급으로 더 떨어질 자리도 없었다.  


통계상으로도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생한 총 2만8988건의 금융분쟁 중 보험사가 차지한 건수는 2만1542건으로 전체의 74.3%를 차지했다. 이중 생명보험사는 1만1193건으로 전년대비 38.6%나 급증했고, 손해보험사도 1만349건으로 35.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이 같은 결과가 보험사들의 행태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전체 보험사 중 1등급이 전무하고 대부분의 보험사가 등급이 하락했다"며 "이는 보험사가 실질적으로 소비자 민원을 처리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년 보험사들은 대외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무의미한 말만 반복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소비자연대도 보험회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소송을 남발하는 등 소비자의 권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소연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회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모두 1518건이다. 이중 손해보험사가 제기한 소송은 1378건으로 집계됐다. 소송은 대부분 민사조정 632건(46.6%), 채무부존재 소송 537건(39.6%) 등 보험금 지급액수를 줄이거나 지급을 아예 거부하는데 집중됐다.


◆금감원 "강력 지도할 것"..보험업계 "억울하다"


민원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금융사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금감원의 입장은 확고하다.

금감원은 올해초 2010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소비자 민원처리에 불성실한 금융사는 실명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감독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민원평가와 관련해 금감원은 4등급 이하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민원예방 및 감축계획을 수립토록 하는 등 금융회사의 자율적 예방활동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하위 5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는 경영진 면담과 함께 일정기간의 현정점검을 실시해 적극적인 민원처리 및 감축을 강력 지도해 나갈 계획이다.


소비자서비스국 관계자는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그 동안 경영진 면담과 현장점검을 실시해왔다"며 "최하위등급인 5등급을 연속 받은 회사에 대해서는 종합검사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 9개와 손보사 4개사가 경영진 면담 및 현장 점검을 받게 됐으며, 2년 연속 5등급을 받은 3개사는 종합검사까지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해당 보험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금감원의 평가 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5등급을 받은 한 보험사의 관계자는 "현재 민원처리 등급을 산출하는 방식이 민원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사업 모델이나 규모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수익이 적은 저가형 사업 모델을 주로 공략하는 소형 보험사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공식을 적용 시켰을 때 불리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이번 평가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라며 "보험업계 전체가 뭇매를 맞고있어 당혹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잘못을 한 것에 대한 지적은 달게 받는게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등급은 너무 가혹하게 매겨져 있어 실무자들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기준을 잡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를 맞더라도 매를 맞는 이유를 이해해야 개선이 되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서 금감원의 설명이 부족한 측면이 있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금융소비자보호에 팔을 걷어붙어 금감원의 사정 칼날이 보험업계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표=손해보험사 민원처리 등급. 자료-금융감독원


▲표=생명보험사 민원처리 등급.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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