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경기도 정왕동에 사는 염모(남)씨는 파손된 스마트폰 액정을 팔았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AS센터에서 깨진 액정을 돌려 받아 고가에 팔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파손액정 수거 업체에 넘겼다. 당초 12만 원을 주겠다더 업체 측은 검사결과 액정 상태가 좋지 않다며 4만 원 밖에 줄 수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4만 원을 받고 말았는데 액정 상태가 어떤지 알 수도 없고 아무래도 속았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사례2. 경상남도 북신동의 이모(여)씨는 얼마전 갤럭시 노트2의 파손액정을 7만 원에 팔았다가 겨우 3만 원을 받았다. 수거 업체 측 검수 결과 잔상이 있다며 가격을 깎은 것이다. 다른 업체에 팔려고 액정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이미 다른 곳에 넘겼다며 막무가내였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딱히 구제 받을 방법이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파손된 스마트폰 액정을 고가에 매입해주겠다고 소비자를 유인해 놓고는 가격을 멋대로 후려쳐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파손된 액정을 돌려주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최근에는 돌려 받은 액정을 수거 업체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거업체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택배를 통해 파손된 액정을 넘겨 받은 뒤 검사결과 유리액정 뿐 아니라 내부액정도 망가졌다며 처음에 제시했던 가격을 일방적으로 깍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파손액정 매매는 액정 상태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데 검사결과를 수거업체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구조인데다 물건을 먼저 보내 놓으면 사실상 소비자가 거래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파손된 액정을 고가에 되팔아 비싼 수리비를 벌충하려다가 마음만 상하기 마련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휴대폰 제조사들이 파손된 액정을 반납할 경우 수리비를 깎아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애플의 경우 고장난 스마트폰을 부분 수리하지 않고 무조건 리퍼제품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파손액정 수리비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대표 권오현·윤부근·신종균)와 LG전자(대표 구본준)는 파손 액정을 반납하며 모델과 사용기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수비리를 할인해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출시하면서부터 최신 스마트폰의 파손액정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수리비용의 30~40%를 할인해주고 있다. LG전자도 비슷한 시기부터 파손액정을 받납받는 조건으로 액정수리비를 10~30% 할인해준다.
한 달 전 출시된 갤럭시노트4는 액정수리비가 22만3천 원이고, 그해 3월 출시된 갤럭시S5는 16만~17만 원 정도다.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일수록 액정수리비가 더 비싸지는 추세다.
갤럭시노트엣지의 파손된 액정을 서비스센터에 반납하면 수리비용이 33만5천 원에서 20만6천 원으로 42% 인하된다.
갤럭시S5는 액정수리비가 16만4천 원인데 파손액정을 반납할 경우 10만9천 원으로 33.5% 할인된다. 수리비가 1만 원 가량 비싼 갤럭시S5 광대역 제품도 17만1천 원에서 11만4천 원으로 30% 이상 저렴해진다. 갤럭시노트4는 전략 스마트폰답게 수리비용이 22만3천 원에서 11만9천 원으로 47%나 할인된다.
LG전자의 경우 액정수리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G3의 교체비가 14만9천 원 가량이다. 전작 G2가 14만7천5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수리비가 많이 오르지 않았다.
LG전자 역시 파손액정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사용기간에 따라 액정수리비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G3의 경우 개통 후 30일(한 달) 이내에 액정교체시 30% 할인해주고, 90일(3개월) 미만은 20%, 180일(6개월) 미만은 10% 할인해준다.
파손된 액정을 반납하지 않으면 수리비를 고스란히 내야 한다. 또 개통 후 180일 이상 지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다.
파손액정 반납 정책에 대해 삼성, LG전자 측은 "원래 파손된 액정은 폐기물로 서비스센터에서 회수해왔다"며 "최근 들어 파손액정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새 액정으로 교체 후 파손액정을 돌려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들은 일부 사설업체가 파손된 화면을 소비자에게 사들여 가짜 휴대전화를 만들어 비정상적으로 유통시키고 있어 부득이하게 파손액정 반납 조건으로 액정수리비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휴대폰 대리점들이 외부액정(유리)만 파손되고, 내부액정(LCD)이 살아있을 경우 파손액정을 최고 13만 원에 사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액정수리비용이 10만 원대인 갤럭시S3, 갤럭시S4, 갤럭시S5, 갤럭시노트3 등을 공식 AS센터에서 새 액정으로 교체한 뒤 파손액정을 판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갤럭시S5의 경우 AS센터에서 16만 원에 액정을 교체한 뒤 파손된 액정을 13만 원에 팔면 수리비용을 3만 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파손 액정을 돌려받아 판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피해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편 애플코리아는 여전히 부분수리가 불가능하다는 AS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자체 결함이나 소비자 부주의로 인한 고장이 발생하면 새 제품이 아닌 리퍼폰을 35만~39만 원에 구입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