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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국민청원만 16번에 19만명 도장 꾹...일부 시민단체 반대 여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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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국민청원만 16번에 19만명 도장 꾹...일부 시민단체 반대 여론도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5.14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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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과 경제계, 지자체, 여론조사 등 사회 전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청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대만 공세에 따라 K-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이 부회장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고, 사면론에 회의적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라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사면 검토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청원이 올 들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 초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이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금까지 16건의 사면 청원이 올라왔다.

4월 들어서만 8건이 제기됐다. 올 들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반대하는 청원은 한 건도 없다. 지난 1월 19일 제기된 사면청원은 9만 명 이상의 동의를 이끌었다.
사면 청원에 참여한 누적 인원은 19만여 명에 이른다. 정부의 공식답변을 이끌어 내기 위한 20만 명 동의 요건엔 달하지 못했지만 국민여론은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성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64%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가 27%고 모름·무응답이 9%다.

지난 4월 데이터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찬성이 71%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목소리는 국민청원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경제, 종교, 지역 등을 막론하고 이야기가 나온다. 경제 불안 극복을 위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의령군 정곡면 행정복지센터 주변 주차장에서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조기 사면 촉구 의령군민 결의대회’가 열렸고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과 오태완 의령군수 그리고 군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불붙은 반도체 패권 경쟁과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11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 이장단협의회가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2월 1일과 4월 15일, 5월 10일 세 번이나 문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지난 4월 이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이 미국반도체연합을 결정하면서 미국에서 패권 다툼이 심화된 상황이고 대만 TSMC와 인텔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반도체기업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점도 이 부회장 사면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TSMC와 인텔은 미국의 요청에 즉각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기존 계획인 1곳보다 5곳 더 늘린 총 6곳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인텔은 6개월 안에 자체 생산설비를 활용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계획을 당초 133조 원에서 171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 산업이 대격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가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위해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달 들어 “반도체 수급 상황과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볼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4월 27일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단체 명의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도 “전세계 반도체 경쟁에 대비하고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한편 시민단체와 노조 등 일악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이 부회장 사면 논의는 사면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사법제도와 경제범죄에 대한 원칙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는 성명을 냈다.

광주민주노총은 “유전무죄 더는 안 돼”라고 밝혔으며, 정의당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벌인 분식회계, 주가 조작, 뇌물수수는 시장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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