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회장 첫 연임 시에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약 67%)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이른바 ‘67% 룰(3분의 2 찬성제)’ 도입을 압박하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들은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오는 23일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을 시작으로 24일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 26일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주총이 열린다.

가장 먼저 주총을 여는 우리금융은 '회장 3연임 시 이사회 3분의 2 찬성'을 의무화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당국 입장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반면 나머지 금융지주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회장 임기가 남아 있고 당국의 최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정관을 바꾸는 것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당국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이라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면서 "이번 주총은 아니더라도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지배구조 제도 개편 논의도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의 연임과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상정한다. 우리금융은 현재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인데 올해도 주총에서 추가 사내이사 선임이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다. 신한금융은 임승연 국민대 경영대학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젠더 다양성'에서 앞서나간다. 임 후보가 사외이사로 임명되면 신한금융은 전체 사외이사 9명 중 여성이 4명으로 그 비중은 44%를 기록해 하나금융과 더불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높게 된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서정호 법무법인 더위즈 변호사와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서 변호사는 재정경제부 출신 현직 변호사로 조세 전문가이고 최 교수는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소비자 전문가다.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도 눈에 띈다. 전환 금액은 총 31조1000억 원으로 신한금융이 9조9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KB금융 7조5000억 원, 하나금융 7조4000억 원, 우리금융은 6조3000억 원이다.
이는 주주환원 재원 확대를 위한 절차로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되는 비과세 혜택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배당가능이익을 구조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과 주주 친화 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평균 주주환원율은 작년 말 기준 47.3%다. 2024년 대비 9.5%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이 52.4%, 신한금융이 50.2%를 기록하며 2027년 목표였던 50% 돌파를 조기 달성했다. 하나금융 46.8%, 우리금융 36.6% 순이다. 올해는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해 향후 주주환원 정책 실행을 위한 재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주총 안건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연이어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는 점도 4대 금융지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안과 우리금융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고 하나금융 역시 양대 자문사들은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권고한 것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최근 ISS 권고가 주주들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 확대,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늘리고 있는 점도 찬성표를 받은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