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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 줄서기로 계좌개설까지 한 달...예견된 혼란에 토스뱅크 마케팅 전략 부재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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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 줄서기로 계좌개설까지 한 달...예견된 혼란에 토스뱅크 마케팅 전략 부재 도마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10.13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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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제3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대표 홍민택)가 개장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전 가입자 상당수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금융당국 대출규제 정책으로 인해 승인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토스뱅크 마케팅 전략의 실패라는 비판이 거세다. 

13일 현재 토스뱅크 '2% 예금통장' 사전 신청 고객 161만 명 중에서 서비스 이용 가능 고객은 약 55만 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이용 고객은 약 106만 명으로 사전 신청 고객의 65.8%에 달한다. 
 

▲ 토스뱅크가 출범한 지난 5일 오전 10시에 계좌개설을 신청한 기자의 순위는 13일 12시 현재 60만4224등에 머물러있다.
▲ 토스뱅크가 출범한 지난 5일 오전 10시에 계좌개설을 신청한 기자의 순위는 13일 12시 현재 60만4224등에 머물러있다.

토스뱅크는 현재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사전신청 고객을 순차적으로 승인시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 8일 기준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약 3000억 원으로 연말까지의 신용대출 잔액(약 50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이미 소진한 상태다. 

기존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로 토스뱅크에 대거 수요가 몰린 탓인데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무작정 고객을 받을 경우 조기에 연간 대출한도를 초과해 대출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출총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2% 예금통장 등 수신상품 가입이 무한정 늘어날 경우 역마진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도 토스뱅크의 속도조절 배경 중 하나다. 은행은 예대금리차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한된 대출수요 만큼 수신고도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사전 신청자의 순차적인 가입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당초 약속한 사전 신청자의 10월 중 가입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토스뱅크는 과연 몰랐을까? 마케팅 전략 실패 부각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토스뱅크가 예상하지 못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 악화로 가계부채 증가 흐름은 꾸준히 우상향했고 특히 지난 8월 말 고승범 금융위원장 취임 후 대출규제 강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대출총량이 제한될 것이 예상된 상황에서 수시입출금 통장에 조건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파격 혜택까지 제시해 자연스럽게 고객이 몰렸지만 '순차 가입'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 점에서 토스뱅크의 마케팅 전략이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토스 2% 수시입출금 통장과 유사사례로 꼽히는 네이버페이 CMA 통장. 다만 당시 네이버페이는 3% 금리 적용 조건을 100만 원 이내로 한도를 제한했다.
▲ 토스 2% 수시입출금 통장과 유사사례로 꼽히는 네이버페이 CMA 통장. 다만 당시 네이버페이는 3% 금리 적용 조건을 100만 원 이내로 한도를 제한했다.

유사 사례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CMA 제휴 계좌를 개설한 네이버페이가 대표적이다. 당시 네이버페이도 CMA 통장에 연 3% 금리를 내세웠지만 역마진 우려로 한도가 100만 원으로 제한돼 있었다.

토스 수시입출금 통장은 한도 제한 없이 2% 금리를 보장하면서 대규모 수요를 이끌어냈지만 대출총량규제로 대출수급에 문제를 일으키면서 보장된 금리가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인 추천' 이벤트도 마케팅 실패로 꼽힌다. 토스뱅크는 사전신청을 받으면서 지인 추천시 대기번호를 앞으로 이동시켜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새치기 논란'을 빚으면서 결국 은행 출범 하루 만에 이벤트가 종료됐다. 
 

▲ 토스뱅크는 사전신청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지인 추천시 순번이 당겨지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해당 이벤트는 은행 출범 하루 만에 종료됐다.
▲ 토스뱅크는 사전신청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지인 추천시 순번이 당겨지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해당 이벤트는 은행 출범 하루 만에 종료됐다.

상품 전략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토스뱅크는 수신상품을 일원화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수신금리 2%와 대출규제 등을 제외하면 토스뱅크만의 상품 전략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가계대출 총량규제라는 이슈를 맞아 안타깝긴하나 줄세우기 논란 등 일부 마케팅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아쉬운 대목"이라며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범 당시 금리 뿐만 아니라 해당은행 만의 특색있는 서비스, 상품이 돋보였는데 토스뱅크에서는 현재까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 구조상 가계대출 총량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지만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문제 해결도 요원하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대출총량 규제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충분히 논의를 하는 등 사전 준비가 미흡했고 줄세우기 논란 역시 오히려 고객에게 경쟁을 유도하는 실기를 범했다"면서 "수신금리 2% 제공, 이체수수료 평생 무료 등 홍보 효과는 좋았지만 그런 이벤트와 정책들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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