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등록대수 중 국산차의 법인차 비율은 30%였다. 반면 수입차는 39%로 국산차에 비해 법인차 판매 비중이 높았다.
특히 일부 고가 슈퍼카 및 스포츠카 브랜드 중에는 법인차 판매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판매 대수의 90%가 법인차였으며 페라리, 람보르기니도 법인차가 판매 비중의 80% 이상이었다.
주요 국산차 브랜드별로는 제네시스가 44%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30%였으며 쉐보레와 르노코리아, 쌍용차는 10%대였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포르쉐가 65%로 가장 높았다. 랜드로버가 61%로 뒤를 이었으며 벤츠도 53%에 달했다. 아우디는 43%, BMW는 37% 등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공청회를 통해 이르면 오는 7월 법인차 전용 번호판을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색상은 연두색이며 적용 대상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분의 법인차다. 다만 민간의 경우 소유자가 법인인 비사업용 승용차로 한정된다.
새로운 번호판에 대해 국산차 업계는 비교적 무덤덤한 편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법인 고객보다는 개인이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법인차 판매 비중이 높은 수입차 업계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 실제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아는 문제"라며 "다만 법인차로 구매한 뒤 개인이 유용하는 케이스가 많았던 일부 브랜드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함이라는 정부의 방안에 실효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인차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유용 사례를 적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엉뚱한 해법이 나왔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4억 원 이상의 차량에는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 법인차의 유용을 막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1억~2억 원 정도의 차량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법인차 관련 규정에 대한 허점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인차 전용 번호판만 도입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등 역효과를 일으키고 예산낭비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