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BMW코리아는 최근 고객들에게 '현재 판매되고 있는 iX1에는 삼성SDI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고 공식 안내 메일까지 보냈다가 불과 2시간 만에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됐다는 정정 메일을 보내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BMW 딜러들이 공개적으로 '삼성SDI 배터리 장착'이라는 문구를 넣어 영업했던 증거를 제시하며 '사기'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소비자들에게 정정 메일을 보내 혼란을 드린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됐다는 것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딜러들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 창원에 사는 심 모(남)씨는 지난 3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삼성 SDI라는 딜러의 말을 믿고 BMW의 iX1 차량을 계약했다. 지난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소식을 접한 손 씨는 자신의 차량 배터리도 폭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한 전기차 카페에 접속했다. 카페에는 본인과 같이 삼성 SDI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설명을 듣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었다. 심 씨는 “계약할 땐 삼성 SDI 배터리를 장착했다 했으면서 이제 와 CATL 배터리라고 공개하니 불안하다”며 “배터리를 교체해 주거나 소비자들에게 안전을 입증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BMW코리아가 최근 iX1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요청한 소비자에게 삼성 SDI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공식 메일을 보냈다가 2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메일에서 BMW코리아는 "최근 코오롱모터스에서 공개한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내용은 BMW Korea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현재 판매 중인 BMW iX1의 경우 삼성SDI 배터리 셀을 공급 받고 있습니다."라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2시간 뒤에 iX1에는 중국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정정 메일을 보냈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BMW 코리아에 정식 질의한 결과 iX1 모델은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은 물론이고 연식과 상관없이 전 차량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오인하도록 딜러들이 영업을 하는 바람에 사기영업 아니냐는 불만이 터지고 있다.
딜러들이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서 버젓이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 됐다'며 배터리 모델명까지 기재를 해놓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딜러 말만 믿고 구매한 건데 사기당한 기분"이라거나 “제원에 삼성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걸 보고 구매했는데 억울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편 CATL 배터리를 탑재한 BMW 차종은 iX1, iX3, ix xDrive40, 미니 일렉트릭 등이다. 이 외에 차종은 모두 삼성 SDI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메일 답변 정정으로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드린 점을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iX1 차량에 삼성 SDI 배터리가 탑재되었다는 딜러 설명은 BMW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계약과정에서 불거진 사기영업 논란에 대해서는 책임을 딜러들에게 돌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