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말 온라인 플랫폼 B사에서 옷을 주문하며 당일 받는 배송을 선택했다. 배송 지연으로 하루 늦어진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도착하지 않았고 계속 ‘배송준비중’ 상태로 머물렀다. 김 씨는 “옷이 급히 필요해 주문했는데 약속한 날에 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며 “해당 상품은 여전히 당일 배송 받을 수 있다는 표시 상태로 판매중”이라고 기막혀했다.
온라인몰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익일’, ‘당일’ 등 빠른 배송 옵션을 선택해도 제때 도착하지 않는 일이 잦은 가운데 보상 요구마저 외면 당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체들은 배송 지연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운다. 물류센터 사정, 기상 악화, 주문 폭주 등으로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 업체가 배송비에 상응하는 비용을 자사몰에서 이용 가능한 포인트로 돌려주고 있으나 소비자가 적극 항의하지 않을 경우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련 법규에서 온라인몰의 배송 지연에 대한 명확한 보상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다.
◆ 유료 배송 서비스 온라인몰, 지연시 포인트 환급
현재 유료 서비스로 ’빠른 배송’을 운영하는 온라인몰은 올리브영, 지그재그, 자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온라인몰은 ’빠른 배송’이 지연되면 자사몰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 등으로 배송비를 환급하는 등 보상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사이트 등에서는 고지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문 금액이 3만 원 이하일 경우 ‘빠름배송’은 5000원의 배송비가 부과되며 ‘3!4! 배송’과 ‘미드나잇 배송’은 각각 2500원의 배송비가 적용된다. 주문 시 도착 예정 시간을 소비자에게 안내하며 배송이 지연될 경우 CJ ONE 포인트로 보상 포인트를 지급한다.
지그재그는 ▲다음 날 도착하는 직진배송 ▲밤 12시 전 도착하는 직진배송(당일배송) ▲아침 7시 전 도착하는 직진배송(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직진배송은 배송비가 무료이며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은 99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약속된 시간(밤 12시 또는 아침 7시)까지 제품이 도착하지 않을 경우 배송 비용을 포인트로 보상한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직진배송은 상품 구매 시 도착일은 배송지나 배송사 사정 등으로 변경 또는 지연될 수 있는 점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라는 배송 기간이 2~3일 가량 소요되는 일반배송에는 3000원, 익일배송은 4000원의 배송비를 부과한다. 익일배송 주문 시 지연으로 약속된 날짜에 도착하지 않을 경우 배송비 4000원을 환불해준다고 밝혔다. 배송 지연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자라 관계자는 “구매 시점에 표기된 예상 배송일자보다 배송이 지연된 경우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배송비 4000원이 환불된다”고 말했다.
빠른 배송을 이용해도 추가 비용 없이 일반 배송과 동일한 요금이 적용됨에도 도착 예정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보상해주는 곳도 있다.
지마켓의 ‘스타배송’과 네이버쇼핑의 ‘오늘배송’, ‘내일배송’, ‘희망일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는 일반 배송과 동일한 배송비가 적용된다. 다만 약속된 도착 예정일에 배송되지 않을 경우 건당 1000원의 포인트를 보상한다. 유료 회원인 와우 회원에게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쿠팡도 지연 시 쿠팡 캐시 1000원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빠른 배송 서비스의 배송 지연에 대한 규정은 마련돼있지 않지만 기존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의 배송 지연 관련 규정에 따라 온라인몰들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계약된 인도 시기보다 배송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물품이 본래의 구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며 “빠른 배송과 관련한 별도의 명확한 분쟁 해결 기준이 없더라도 유사한 사례에 준해 온라인몰 사업자와 소비자 간 책임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