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출신의 상임감사 임명은 감독기관의 고위 인사가 피감기관 임원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은행의 감사기능 독립성을 해치고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은행들은 "감독 업무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영입하는 적법한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4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이진석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차기 상임감사로 임명했고 우리은행은 23일 열린 주총에서 김종민 금감원 전 부원장을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두 은행 전임자 역시 모두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이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이성재 감사와 김철웅 감사가 각각 올해 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홍길 전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장이 상임감사를 맡고 있으며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시중은행 전환 3년 차를 맞은 iM뱅크 역시 안병규 전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이 상임감사를 맡고 있으며 최근 1년 연임이 확정됐다.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 임명은 지방은행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산은행은 정인화 전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장이 최근 1년 연임됐고 광주은행 역시 윤창의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상임감사를 역임 중이다.
최근에 상임감사가 바뀐 경남은행은 장진택 전 금감원 제재심의국장이 신규 선임됐고 전북은행도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을 역임한 서정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상임감사로 선임됐다.
제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한국은행 출신 인사가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과거 정희식 전 한국은행 공보실장과 황삼진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등이 역임했고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오금화 전 한국은행 국제국장이 신규 선임됐다.
상임감사는 은행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은행들은 감독 업무 경험을 갖춘 금감원 출신 인사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금융당국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대관 업무' 비중이 높아 '방패막이'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우대하지는 않고 시기별로 필요한 역량과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사가 이뤄진다”며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대응 측면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 관행이 실제 내부통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상반기 은행권 금융사고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대형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보고된 회사 내부인에 의한 금융사고 액수는 8544억 원, 외부인 사기에 의한 액수는 1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통제 부실로 부당 대출과 횡령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가 연임된 사례가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부당 대출 의심 규모만 2000억 원을 넘는 등 은행권 내에서도 큰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인 상임감사는 재선임이 추진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