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까지 주요 증권사 IPO 주관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우려로 공모금액이 많은 대형 IPO가 줄어드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공모총액은 총 7721억 원으로 작년 1분기 1조8430억 원 대비 58.1% 감소했다.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케이뱅크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과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그나마 선전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공모건수는 2건, 총액은 5730억 원으로 총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04.8% 급증했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공모총액이 104.9% 늘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1분기에는 케이뱅크와 덕양에너젠 등 대형 IPO 주관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았다"며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발행사 기업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고 최적의 상장 시점을 제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증권사를 제외하면 1분기까지 IPO 주관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1분기 공모총액 1조2659억 원에 달했던 KB증권(대표 강진두·이홍구)은 올해 1분기 154억 원으로 98.8%나 감소했다.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엔 LG CNS 상장 대표주관 등 5건을 수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주관한 리센스메디컬 단 1건에 불과하다.
KB증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IPO 시장 위축은 중복상장 이슈뿐 아니라 정책·규제 불확실성, 투자심리 위축, 기술특례 심사 기준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상반기는 대형 딜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규제 적용 이후 제한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과 메리츠증권(대표 김종민·장원재), 키움증권(대표 엄주성) 등 3개사는 1분기 IPO 주관 실적이 아예 없다. 다만 하나증권은 2분기 전기차 충전업체 '채비'의 공동주관에 참여하면서 마수걸이 실적을 거뒀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IPO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 딜 발굴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IPO 시장 위축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꼽힌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자회사 상장에 대한 심사 문턱이 높아진 상태로 상장 신청건수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기존 주주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지 상장 필요성과 지배구조·주주보호 장치가 충분한지 점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에 예정된 'IPO 대어'들의 상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로보틱스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외에도 무신사, 토스, 구다이글로벌 등도 후보군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은 상장을 준비 중인 대어급 기업 자체가 적은 데다 기존 추진 중이던 기업들도 상장 일정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현미경 상장 심사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장 준비 기간은 길어지고 증권사들의 공모 실적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