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해외 출장길에서 보여준 대조적인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1968년생 동갑내기 사촌형제 사이인 이 부사장과 정 부회장은 이달 초 각각 콘퍼런스 참석과 선진 유통현장 탐방을 목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6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아이다호의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린 '앨런&코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이 미국에서 소화한 일정은 모두 베일에 싸여 있어 '스텔스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개최해 온 이 행사는 글로벌 미디어와 인터넷 기업, CEO들이 회동을 통해 제휴와 합병 등 글로벌 IT 업계의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비즈니스 회의로 알려져 있다. 행사가 선 밸리에서 열려 '선 밸리 콘퍼런스'라고도 불리며 초청장이 있어야 참석할 수 있는 비공개 행사다.
특히 올해 '앨런&코 콘퍼런스'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제프리 카첸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 등 ITㆍ미디어업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삼성 관계자는 "'앨런&코 콘퍼런스' 자체가 비공개 행사이기 때문에 이 부사장이 어떤 인사들을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유통현장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미국 일정을 트위터로 생중계하다시피 했다. 정 부회장은 로밍해 가져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가 미국 출장 도중 오작동을 일으켰다며 이와 관련한 얘기를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