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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도 '가짜'..결식아동 돕기 빙자 2억원 들고'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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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도 '가짜'..결식아동 돕기 빙자 2억원 들고'먹튀'
  • 유재준 기자 leon@csnews.co.kr
  • 승인 2010.08.2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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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재준 기자]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개최한다던 마라톤 대회가 사기로 밝혀져 마라톤 대회조차 꼼꼼이 살펴본 뒤에야 참가를 결정해야 할 지경이 됐다.

경기도 안산의 이 모(남.65세)씨는 운동경력 8년으로 마라톤을 가장 즐겨하는 종목으로 꼽고 있다. 지난 7월 인터넷을 검색하던 이 씨는 결식아동돕기를 주제로 ‘아이사랑마라톤(대표 이춘재)’대회가 열린다는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이 씨는 인터넷을 통해 대회 참가 신청서를 작성한 후 하프코스인 21km를 선택했다. 당시 ‘아이사랑마라톤’대회는 오는 9월 5일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에서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알려졌다.

이에 이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마라톤도 즐기고 결식 아동들을 도울수 있는 일석이조의 이번 행사에 적극동참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던 중 이 씨는 지난 7일 ‘아이사랑운동본부’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입금 마감이 다가오니 빨리 돈을 지불하라는 독촉 문자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입금 마감을 알리는 문자를 또 받은 이 씨는 9일 새마을금고에 4만원을 입금했다.

사흘 뒤 같은 동네에서 마라톤을 즐기는 주민으로부터 마라톤 대회 때문에 ‘사기를 당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했다.

알고 보니 이 씨와 같은 피해자가 5천5백 명에 달하고, 피해액이 2억2천여만원에 달하는 사기극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보건복지가족부의 후원을 받는다고 거짓 광고를 하는 바람에 피해규모가 더 커졌다.

이 씨는 “결식 아동을 돕기위해 좋은 의도로 참가한 선수들에게 찬물을 뭇는 격이다”며 “이런 피해가 급증하지 않도록 인터넷에 올릴때는 세세한 검증을 통해 광고가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결식아동을 돕는 대회가 또 열린다해도 참가하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보안이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최와 협력체가 어디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마라톤이 이뤄지는 지역에 코스 협조 요청이 이뤄진 상태인지 해당지역기관을 통해 사실 확인을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문제 전문 종합법률사무소 '서로'의 조현복 변호사는 “대표가 검거된 후에 빼돌린 돈이 남아있다면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다른 곳으로 돈을 옮겼기 때문에 받기 힘들다”며 “보상을 받기 위해 개개인이 고소를 해 금액을 청구하거나 4만원이란 채권을 한 사람에게 몰아 2억2천만 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대표에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를 빙자해 거금을 가로 챈 일당은 지난 12일 전원 체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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