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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줄도산 속, '초상집' 사업장 승계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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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줄도산 속, '초상집' 사업장 승계경쟁 가열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4.0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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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안한 얘기이긴한데, 최근 중견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어느 건설사가 부도 처리될 것 같다는 얘기가 돌면 그 업체가 진행하던 사업장이 어딘지부터 알아보는 움직임들이 있어요.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친구'가 낙오해 안타깝고 슬프긴 하지만 '나도 혹시?'라는 마음에 살아남을 길을 찾는 거죠. 요즘 같은 불황에 부도로 공사가 멈춘 현장의 시공권을 따내는 것도 어딘데요."


건설업계에 수년째 종사중인 한 관계자의 얘기다. 일감이 부족하다보니 유동성 위기로 멈춰선 '사고 현장'의 사업을 승계 시공하려는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건설사에 문제가 생겨 진행중이던 공사단지가 사고 현장으로 지정되면 대한주택보증 등 보증기관은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에 따라 분양금 환급 또는 분양이행을 결정하게 된다. 공사를 계속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은 당초의 시공사를 계속 유지하거나,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수도 있다.


◆ '사고 사업장' 수주 경쟁…먹거리 전쟁 시작됐다


4일 대한주택보증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진행된 '부산 명지동 퀸덤2차 아파트' 대체 시공사 선정 경쟁 입찰에 총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 아파트 시공사인 영조주택이 지난해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사 진행이 어려워지자 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시공사 교체작업을 단행한 것. 이 곳의 분양률은 80%대, 공정률은 70%대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과거보다 사고현장 승계시공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문의전화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이것이 실제 입찰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퀀덤 아파트 입찰결과 예상 승계시공비 2천272억7천500만원의 약 82%를 써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현재 계약체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는 "사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명지 퀸덤 공사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향후 입주예정자들의 회의를 거쳐 현재의 아파트 브랜드 네임을 계속해서 사용할지 교체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LIG건설 아파트 시공권 누구 손에?


이처럼 사고현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한 LIG건설 사업장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LIG건설과 아파트건설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해 준 국민은행 등은 LIG건설의 '중랑숲 리가'와 '용인구성 리가'에 대한 시공사 교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과 맺은 대출 약정에 "향후 건설회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시공사를 바꿀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던 것.


'서울역 리가'와 '이수역 리가'의 분양보증을 맡은 대한주택보증 역시 시공사 교체를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현재까지 LIG건설 사업장 시공사 교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시행사 등 사업주체와의 협의를 통해 (향후 문제를)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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