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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정수기 수질, 그러나 검사비용이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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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정수기 수질, 그러나 검사비용이 헉~
  • 박윤아 기자 ya321@csnews.co.kr
  • 승인 2011.11.28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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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물탱크에서 검은 가루를 발견한 소비자가 이물질의 정체에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제조사 측은 카본 가루로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정수기 수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검사의뢰비용이 적지 않아 수질검사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충남 공주시 계룡면 거주 김 모(여)씨는 “정수기 물탱크에서 검은 가루가 나왔다”며 이 가루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지난해 6월 “분유 탈 때 일일이 물 끓이기 힘드셨죠?”라는 홈쇼핑 광고에 끌려 3년 약정(월1만9천900원)으로  냉온정수기를 렌탈하기로 한 김 씨.

 

정수기 사용 후 김 씨의 아이(1세)는 조금씩 설사를 하기 시작했더니 사용 5개월에 접어들면서는 심한 설사가 계속됐다. 병원 측은 ‘세균성 장염’이라고 진단했다.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던 김 씨는 최근 텔레비전에서 정수기 관련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본 후 심각한 위생상태에 놀라 제조사 측으로 내부 확인을 문의했다.

 

방문한 엔지니어가 물탱크를 열자  까만 때처럼 보이는 가루가 발견됐다. 엔지니어는 “카본 가루다.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지금껏 정기점검을 놓친 적이 없다. 카본필터에서 나온 가루가 물탱크에까지 흘러든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정수기업체 관계자는 “야자수 껍질을 태운 재가 바로 카본(분말활성탄)”이라며 “이 성분 때문에 세균성 장염이 생겼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탱크에 카본가루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면 맑은 물을 먹기 위해서라도 점검이 필요하다”며 “아이의 장염 증상에 대해서는 의사 소견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사실 확인 후 보상을 검토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본필터’를 사용하고 있는 정수기 업계는 이 카본 성분이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 수질검사 방법 있지만 비용 부담 만만치 않아

김 씨는 “카본은 눈에 띄기라도 하지만 다른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때문에 장염에 걸렸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소비자가 정수기 수질검사를 의뢰할 방법은 없는거냐”고 반문했다.

정수기 수질검사를 의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선뜻 나서서 수질검사를 의뢰하기는 쉽지 않다.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

 

유역(지방)환경청이 지정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을 통하면 정수기 업체나 전문기관이 아니더라도 일반 가정에서도 수질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한국환경수도연구원 연구원은 “‘물마크’를 획득한 제품이라면 인체 유해 요소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소비자가 정수기 수질이 의심되는 경우 별도로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 일반 소비자가 선뜻 검사를 의뢰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

 

본보가 직접 확인해본 결과 유역환경청을 통해 지정된 약 60여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들은 기관별로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까지 검사 금액이 다양했다. 검사가 진행되면 여러 세균을 동시에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각 세균검사 비용을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단가가 높아질 수 있다.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이 검사하는 세균수는 총 57가지. 3~4만원대로 확인된 세균 1종에 대한 검사비를 대입해보면 그 가격을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정수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수질을 의심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검사 의뢰 문턱이 더 낮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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