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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수주 가뭄 끝이 안 보이네...선주사, 선박해체에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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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수주 가뭄 끝이 안 보이네...선주사, 선박해체에 바빠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6.03.0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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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2월까지 단 3척을 수주하는 데 그친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 권오갑),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 대우조선해양(대표 정성립)이 부진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역대 최악의 해운업 불황으로 선주들이 선박을 새로 발주하기는커녕 갖고 있는 선박을 해체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조선3사는 올해 1~2월에 단 3척을 주문받아 수주금액이 3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 달러를 수주한 것에 비해 수주금액이 무려 93%나 감소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실적이 전무하다.

심각성을 인지한 조선사 노조가 직접 선주를 만나 선박발주를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위원장과 전임자·교섭위원·대의원 등 노동자협의회 주요 간부들이 한 팀을 꾸려 5~6개 해외 대형 선주사를 찾아 선박 발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위기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선박을 운항할 여력이 없어 선박을 해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선박을 해체해 고철값이라도 받아내려는 선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20년 선령의 중고선들이 고철로 바뀌고 있는 것.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1월 선박 해체량은 55척에 달했다. 반면 선박 발주량은 16척에 불과했다. 지난 2009년 5월 18척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또 과거 경기가 좋을 때 발주해 지난 1월에 인도 받은 선박은 90척이나 된다.

해운업계는 운임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 벌크선 시황의 척도인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며 추락을 거듭, 지난해 400포인트 대에 머물다가 올해 1월에는 300포인트 대로 역대 최처치를 경신했다. 최근 컨테이너 시장에서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라는 역대 최저 해상운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신규 발주에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에 조선업계의 수주가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두 달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최소한 분기별로 수주실적을 봐야한다"며 "다음 달 협상이 완료된 수주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박수주가 급감하는 바람에 수주잔량은 계속 줄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올 2월 초 기준 731척 2천913만3천68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2월 855척 3천312만8천395CGT 대비 12.1% 감소했다. 2년 전인 2014년 2월(953척, 3천588만8437CGT) 대비로는 18.8%나 줄었고, 2007년 최고호황기와 비교해선 40%나 급감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를 내고 있어 쓸만한 배도 해체해 폐선을 만드는 마당에 선사들의 신규발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조선업계로써는 허리띠를 졸라메고 버티는 수밖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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