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뒷 축 닳아 있는데 새상품?...온라인몰 중고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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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뒷 축 닳아 있는데 새상품?...온라인몰 중고품 주의보
사진 등 증거자료 남겨둬야 유리…검수시스템 개선 필요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1.09.0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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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던 운동화 보냈나...밑창에 때탄 흔적 그대로=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6월24일 롯데온에서 20만 원 상당의 나이키 운동화를 아버지 선물용으로 구매했는데 '중고품'이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배송 직후 박스를 열어보니 누가 신었던 것처럼 신발 밑창이 때가 타고 닳아 있었다고. 그냥 신으려고 닦아봐도 오염은 지워지지 않았다. 롯데온에 반품을 요구했으나 3번 항의한 끝에야 상품이 회수됐고 환불받을 수 있었다. 이 씨는 "여전히 그 운동화는 버젓이 새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중고품을 보낸 것도 모자라 회수부터 환불까지 대기업이라고 볼 수 없는 일처리에 기가 막혔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새로 산 운동화인데 밑창에 신었던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있다.
▲새로 산 운동화인데 밑창에 신었던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있다.

# 고압세척기에서 물 뚝뚝 떨어져 '중고' 의심=경북 경산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8월9일 G마켓에서 고압세척기를 34만 원에 구입했다. 제품을 받아 개봉하니 조립품인데도 이미 바퀴는 조립된 상태였는데 바퀴를 고정시키는 볼트는 없었다. 호스에서는 종이컵 반 컵 분량의 물이 새어나오는 등 사용한 흔적이 역력했다고. 판매자에게 따졌지만 “새 제품이 맞다. 볼트는 박스 내부를 잘 찾아보면 있을 거다"라는 말뿐이었다. G마켓에 환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지만 “판매자에게 연락해 환불받아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판매업체와 고객센터에 수시로 연락한 끝에 일주일이 돼서 환불약속을 받았으나 반품 택배비 1만 원은 차감됐다. 김 씨는 “중고품이 분명한데 환불도 서로 떠넘기고 반품 택배비까지 부과하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립이 필요한 상품인데 이미 바퀴가 조립돼 있고 호스에도 물기가 묻어 있다.
▲조립이 필요한 상품인데 이미 바퀴가 조립돼 있고 호스에도 물기가 묻어 있다.

# 아이 선물로 주문한 장난감 택배포장에 '반품' 써있어=서울시 강북구에 사는 홍 모(남)씨는 지난 6월7일 인터파크에서 아이 선물로 장난감을 구매했는데 2번이나 반품된 상품이 도착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배송된 포장 운송장 밑에는 다른 운송장이 붙어 있는데다 겉면에 선명하게 '반품'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홍 씨는 "판매자에게 환불을 신청했는데 3주가 지나도록 가져가지 않더라"며 "계속 전화하고 항의한 뒤에야 수거는 해갔는데 한 달째 환불도 안해주고 말도 안되는 변명만 늘어놓는다"며 기막혀했다.
 
▲새로 받은 택배인데 겉면에 '반품'이라고 표시돼있다.
▲새로 받은 택배인데 겉면에 '반품'이라고 표시돼있다.

# 물때 낀 어항여과기가 새제품?=서울시 강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8월25일 쿠팡에서 어항여과기를 약 3만 원에 구매했다. 배송받은 제품을 확인해보니 표면과 내부 모터에 물이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뚜껑을 열어 본 안쪽에는 물때가 잔뜩 끼어 있었다. 누가 쓰다 반품한 상품을 판매한 게 아닌가 싶어 고객센터에 항의하니 "새 제품으로 확인된다"면서도 "환불해주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물이 묻어있고 물때까지 끼었는데 새 제품으로 볼 수 있겠나. 누군가 사용후 재포장해 반송할 걸 다시 보낸 것 같다"며 황당해했다.
 
▲어항 여과기 표면에 물기가 묻어 있고 뚜껑 내부에 물때가 껴있다.
▲배송 받은 새 어항 여과기 표면에 물기가 묻어 있고 뚜껑 내부에 물때가 껴있다.

# 명품가방 로고에 흠집났는데 습자지 없다며 환불 제한=안양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8월10일 옥션에서 158만 원에 산 구찌 가방 로고에 자잘한 흠집들이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판매자는 제품검수를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며 환불을 약속하고 가방과 함께 배송된 습자지, 방부제, 영수증 등을 함께 요구했다. 김 씨는 가방 포장에 쓰였던 습자지를 찾을 수 없었고 판매자는 "구성품이 누락돼 환불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옥션 고객센터에서는 습자지 값에 상응하는 5만 원을 내면 전액환불 받을 수 있도록 중재해주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부담한 5만 원은 스마일캐시로 충전해주기로 했다. 김 씨는 “새 상품이면 로고가 벗겨져 있을 리가 없다. 중고품으로 의심돼 환불 받으려 했는데 자잘한 구성품이 없다는 이유로 환불받지 못할 뻔했다”고 기막혀했다.
 
▲배송 받은 구찌 가방 로고에 자잘한 흠집들이 보인다.
▲배송 받은 구찌 가방 로고에 자잘한 흠집들이 보인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이 ‘중고품’으로 의심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새상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때가 타고 흠집이 있어 누군가 사용한 후 반품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환불 과정도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에 흠집이 나 있었다” “포장을 뜯은 후 재포장한 것 같다”는 중고품 의혹을 제기하며 불쾌함을 토로하는 글이 적지 않다. 판매업체들이 제대로 된 제품 검수도 없이 판매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고상품으로 판단될 경우 사진을 찍어 증거를 확보해 문제를 제기하면 대부분 교환이나 환불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판매업체에 따라 소비자를 의심하거나 연락이 두절돼 속을 끓이기도 한다. 일부는 제품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반품비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기도 했다.

쿠팡, 옥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고로 의심되는 상품에 대해 ‘상품 불량’으로 간주해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상거래법은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그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의 주장만 듣고 중고품으로 단정짓기 어렵기 때문에 입증 절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고 여부가 애매할 경우 소비자에게 사진 및 추가 자료를 요청해 판단 후 환불 및 교환 해주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간 분쟁이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단순변심일 때도 구매 후 7일 이내에 마이쿠팡 페이지에서 환불·교환 버튼을 누르면 바로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하다”며 “7일이 경과했을 경우에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3달 이내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환불 및 교환 조치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의 주장에 따라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 추가 자료 첨부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구매자가 중고품 같다고 주장하는 경우 판매자와 분쟁이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구매자가 중고라고 판단하는 사유를 기재해 접수하면 중개업체 입장에서 판단하고 처리해주거나 필요한 추가 자료를 더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중개 플랫폼 입장에서 소비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처리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진 등 입증 절차를 통해 판매자가 중고품을 판매했다는 게 입증되면 환불이나 교환 등의 조치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구매 후 1주일 내에 하자가 있는 부분에 대해 접수하면 관련 부품을 지원해주거나 환불 처리를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상품이 정말로 손상이 됐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이 불만내용을 접수하면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절차는 어떤 불량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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