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가 24일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며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중간요금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은 중간요금제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통신사들의 고가(100GB 내외), 중가(30GB 내외), 저가(10GB 내외) 요금제를 ▶가성비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자체 분석해본 결과 30GB 내외의 데이터량 자체는 통신사들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수준이었으나 가성비 면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 가성비 비교, 경쟁력 ‘없음’
통신3사의 중간요금제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은 5만9000원에 24GB를, KT는 6만1000원 30GB, LG유플러스는 6만1000원 31GB를 제공한다.
요금을 데이터로 나눠 1GB당 가격을 산출해보면 SK텔레콤이 2458원으로 가장 비쌌고 KT가 2033원, LG유플러스가 1968원으로 3사 중 제일 저렴하다.

위 표를 토대로 통신3사의 고가, 중간, 저가요금제의 평균을 구해보면 고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123GB, 가격은 7만1000원, 1GB당 가격은 585원이 나온다.
중간 요금제는 평균 28GB를 제공하며 평균가는 6만333원, 1GB평균 요금은 2153원이다. 저가요금제는 평균 11GB를 제공하고 평균가는 5만5000원, 1GB평균가격은 5194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중간요금제로 넘어갈 때 데이터는 17~18GB 가량이 추가되고 가격 차이는 5333원이다.
그리고 이때 소비자는 1GB 당 300원 가량에 18GB를 사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저가요금제보다 중간요금제의 경쟁력이 높다.
중간과 고가를 비교해보면 가성비 차이가 더욱 심해진다. 둘의 데이터 차이는 약 95GB, 가격 차이는 1만667원이다.
이를 1GB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소비자는 1GB당 112원 정도에 95GB를 구매하게 되는 셈이다. 저가와 고가를 비교해도 1GB당 141원에 113GB를 1.6만 원에 구매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기존 저가 요금제가 그랬듯 중간요금제도 가성비면에서 고가 요금제에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게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6월 무선 데이터 트래픽 이용 현황에 따르면 1인당 이용 트래픽은 26GB 내외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정부가 나서서 추가적인 요금제 세분화를 요청한 상황이다.
■ 1인당 데이터 사용량 비교, 경쟁력 ‘있음’
그런데 과기부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이용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현재 통신사들이 출시한 중간요금제의 30GB 내외 데이터량은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합리적인 수준이다.
발표한 수치대로면 1인당 평균 트래픽(데이터 사용량)은 26GB다. 하지만 전체 트래픽을 세분화해서 계산해보면 상위 10% 이용자는 월 108GB, 하위 90%는 17GB 가량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62만7775테라바이트(TB)를 기록한 5G전체트래픽을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해 1인당 트래픽인 26GB로 나누면 국내 5G 이용자 수는 2472만4677명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위 10% 트래픽인 26만1805TB를 GB 단위로 환산해 전체의 10%인 24만2468명으로 나누면 1인당 월 108GB 가량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하위 90%를 계산하면 1인당 월 5G 데이터 사용량은 17GB 수준이다. 결국 중간요금제의 데이터량은 하위 90%의 데이터 사용량을 한참 웃도는 수치다.

물론 이는 해당 자료를 근거로 한 평균치이기 때문에 70GB, 50GB 등에 분포된 이용자들을 대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경쟁력이 충분함을 알 수 있고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며 이용자들의 사용량을 통계로 데이터량을 결정했다는 통신3사의 해명이 납득이 가는 수준이다.
■ 4G 요금제와 비교, 경쟁력 ‘없음’
바로 전 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4G 시절의 요금제와 비교해보면 5G에서는 고가, 중가, 저가 요금제 간 가격 대비 데이터 제공량 격차가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몇 년전 4G 서비스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299 요금제’로 2만9900원에 약 300MB를 제공했다. 이어 3만9900원의 ‘399’가 2GB, 4만9900원의 ‘499’가 6GB, 5만9900인 ‘599’가 10GB를 제공했다.
당시 해당요금제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통화와 문자 무제한을 제공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 이용 정도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면 됐다.

또 국민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4.6GB 수준이었고 여기에 두 배 이상인 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던 599 요금제는 무제한 요금제로 인식돼 당시로선 5만99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오랜 시간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크게 사랑받았다.
반면 현재는 저가요금제도 5만5000원을 내야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통신료가 올랐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소비자가 원하는 건 ‘가성비 요금제’
종합해보면 통신3사의 중간요금제는 데이터가 적다기보다 저가와 중간요금제의 가격 자체가 비싸다는 결론이 나온다.
1GB당 데이터량을 기반으로 요금제 금액을 고려해보면 중간요금제(30GB급)에서 1만 원 정도 비싼 고가(100GB) 요금제의 가성비를 전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4G에서 5G로 넘어오며 단 한 세대 만에 선택의 폭이 크게 줄었고 5G 저가요금제의 가격이 4G 시절 무제한으로 인식되던 5만9900원 요금제와 49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5G는 출시 직후부터 현재까지 가격과 품질로 인한 많은 논란을 빚어온 통신 서비스다. 요금제 자체가 비싸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아온 만큼 50GB, 70GB급 요금제를 출시하고 저가와 중가 요금제 가격을 더 내리지 않는 이상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