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를 판매하는 가전업체들이 제품 배터리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행태로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배터리는 로봇청소기 성능의 핵심 부품이며 1~3년 주기로 바꿔줘야 하는 소모품이다. 그러나 배터리의 용량은 물론 최소·최대 사용시간, 교체주기, 가격 등을 판매 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아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6일 소비자고발센터와 커뮤니티 등에는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다가 배터리 문제로 골치를 앓았다는 소비자 불만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배터리 교체 비용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하거나 ▲광고 내용과 달리 완충 후에도 제품 사용 시간이 짧거나 ▲보증기간이 짧아 배터리를 유상 교체했다는 등의 여러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국내에서 로봇청소기를 판매하는 8곳(삼성전자·LG전자·쿠쿠·청호나이스·로보락·샤오미·에코백스·드리미)의 제품 판매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배터리 가격에 대해 명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업체 대다수가 서비스센터를 통해서만 배터리 구매가 가능한 구조이고 가격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쿠쿠, 로보락, 샤오미, 에코백스는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별도 판매 상품이 아니므로 공개가 어렵거나 직접 수리를 맡겨야 안내가 가능하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청호나이스, 드리미 등 4개 업체 정도만 배터리 가격을 바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로봇청소기 배터리 가격은 업체별로 5만 원~1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만일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를 교체한다면 공임비가 추가돼 이보다 더 비싸진다.
배터리 교체 주기는 일반적으로 1~3년이다. 다만 사용 환경이나 사용 패턴에 따라 더 짧게 소진되는 경우도 많다. 몇 년간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면 제품 가격만큼 소모품비가 나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알권리 차원에서라도 배터리 가격과 보증기간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증기간은 업체 별로 6개월~2년으로 다양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배터리를 완충했을 때 사용 시간 표시 역시 제각각이다. 로봇청소기는 최대 흡입 모드와 최소 흡입 모드 또는 저소음 모드일 때 사용 시간이 상이하다.
예로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은 물걸레와 먼지흡입 모드를 함께 사용할 시 최소 흡입 모드(정음)일 때는 150분, 최대 흡입 모드는 70분 사용 가능하다. LG전자 코드제로 R5 제품은 최소 흡입 모드일 때는 140분, 최대 흡입 모드는 60분 사용 가능하다. 에코백스도 사용 모드에 따라 200~290분으로 사용 시간이 상이하다.
그러나 쿠쿠와 청호나이스, 로보락, 드리미는 최소 흡입 모드일 때의 최장 사용 시간만 기재해 놓아 정확한 사용 시간을 알기 어려웠다. 샤오미는 별다른 표기 없이 일반 사용 시간만 기재돼 있다.
이 때문에 광고 페이지만 보고 사용 시간을 오인해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밖에 배터리 충전 시간을 표시 하지 않은 곳은 로보락, 샤오미, 드리미 3곳은 배터리 충전 시간을 표시하지 않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샤오미 3곳은 배터리 용량도 알수없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