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무상보증기간 내 AS를 접수해도 실제 서비스센터 입고하는 시점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르노코리아, BMW, 토요타 등은 차량이 센터에 입차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증기간을 책정한다. 기아, KG모빌리티, 볼보 등은 예약 시점이 기준이다.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박 모(남)씨도 이런 기준이 있는지 몰라 낭패를 봤다.
박 씨는 지난달 12일 2년 8개월간 운행한 BMW 'X5'의 브레이크 패드 마모 경고등이 떠 공식 서비스센터에 예약을 문의했다. 수리 일정이 밀려 가장 빠른 19일로 예약했다.
당일 방문한 박 씨는 부품 교체 후 약 42만 원이 청구돼 깜짝 놀랐다. 해당 차량 보증기간은 5년/10만km로, 예약할 때만 해도 이 조건에 부합해 무상 AS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센터에서는 보증기간 5년 기준은 충족하나 보증거리 10만km를 초과해 무상 수리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가 예약 접수시에는 주행거리가 9만8500km였다고 주장했지만 입고 시점에서 10만400km라 기준을 넘어섰다고 선을 그었다. 보증기간 적용은 예약 접수일이 아닌 센터 입고일 기준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 씨는 BMW 코리아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42만원 수리비를 냈다는 박 씨는 “서비스센터 예약이 꽉 차 입고일이 미뤄지는 바람에 그 사이 운행하면서 주행거리도 늘어나 버렸다. 예약할 때 안내했다면 차를 더 운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국산 완성차 5개 브랜드(현대차·기아·한국GM·KGM·르노코리아)와 수입차 5개 브랜드(BMW·벤츠·볼보·토요타·아우디)를 조사한 결과 6개 업체가 서비스센터 입고일을 기준으로 보증기간을 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르노자동차, 한국GM은 워런티 제도를 서비스센터 입고일을 기준으로 적용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BMW와 토요타, 아우디가 이같은 지침을 두고 있다.
이와 달리 기아와 KG모빌리티, 벤츠, 볼보는 서비스센터 예약 접수일을 기준으로 보증수리를 해준다.
BMW 코리아는 보증기간 적용이 서비스센터 입고 시점인지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복수의 공식 서비스센터에 문의한 결과 '입고일'을 기준으로 한다는 답을 받았다. BMW 한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보통 예약 시 보증기간이나 보증거리가 임박했을 경우 바로 입고하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비스센터 측도 “주행거리가 10만km에 임박한 경우 방문 날짜를 조정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예약 없이 방문해도 단순 점검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벤츠 측은 “원칙상 예약 접수일 기준으로 보증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서비스센터 과부하로 보증기간 내 입고가 불가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해 예약 시점으로 보증수리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KGM 관계자는 "보증기간과 보증거리는 서비스센터 예약일 기준으로 적용하되 차주가 직접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고 시점으로 보증기간을 산정하는 르노코리아자동차 보증거리나 기간이 임박한 경우 예약 없이 현장 접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수 완성차 업체가 보증기간 산정 시 서비스센터 입고일을 기준으로 하는 데 대해 소비자들은 센터 사정으로 수리가 지연돼 입차가 지연된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관련 내용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소비자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 관련 법적 규정 사항은 없다. 현재 특별히 논의하고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양성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