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의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 체제가 2021년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각자대표 체제 아래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2조 원 돌파와 함께 최근 실적 개선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이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박 대표도 올해 4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박 대표와 이 대표는 교보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본 확충과 사업 다각화는 물론 랩·신탁 돌려막기 사태와 같은 내부통제 강화 과제도 안고 있다.

◆ 박봉권 각자대표, 리테일·IB 부문 실적 개선 성공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을 담당하는 박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국민연금관리공단 증권운용실장,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 교보생명 자산운용총괄 등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2020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지난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연임에 다시 성공하면서 2028년 3월까지 네 번째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박 대표가 4연임에 성공한 데는 리테일과 IB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교보증권은 2022년 당기순이익이 연결기준 433억 원에 그쳤으나 2023년 676억 원, 2024년 1177억 원에 이어 지난해 1429억 원으로 실적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박 대표가 담당하는 위탁매매업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186억 원에서 지난해 716억 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투자은행업 부문도 2024년에는 영업손실 165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영업이익 512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우호적인 시장 환경으로 고객 예탁자산 및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 PF 충당금 설정 완화 및 우량한 신규 딜 추진, 꾸준한 채권발행 주관·인수 실적 기록 등을 통해 IB부문 실적도 개선됐다는 것이 교보증권 측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터네이셔스'와의 MOU를 통해 해외주식 투자자 정보 제공 강화에 나선 데 이어 자산관리부문장 직속 프리미엄 지점인 '프리미어 골드 대치센터'를 신설하는 등 고액자산가 고객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 '신창재 오른팔' 이석기 각자대표, S&T 실적 회복 달성
경영지원총괄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맡은 이 대표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지난 1993년 교보생명 입사 이후 재무실장, 경영기획실장, 자산운용담당,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9년 교보생명 등기임원이 된 이후 2014년 신창재 회장과 함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30% 인수를 논의한 데 이어 2019년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상을 주도하는 등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교보증권 대표이사로 임명됐고 2023년 연임에 이어 지난해에도 3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 대표가 담당하는 자기매매·장내외파생상품 영업이익은 2021년 총 592억 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6억 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디지털 기반 플랫폼 구축, 벤처캐피탈 사업 확대 등으로 신규 수입원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후 S&T 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321억 원, 2024년 1431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에도 14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교보증권 측은 "FICC 관련 본부는 트레이딩 커버리지와 세일즈 채널 확대를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며 "FIS본부는 금리 변동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손실을 기록해 더욱 철저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사 갈등 해소는 이 대표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교보증권은 통상임금 산정 과정에서의 위법 논란, 지점 통폐합 논란 등으로 인해 노사 갈등을 빚어왔다. 지점 통폐합은 회사가 이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됐으나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은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 자기자본 확대 노력 지속...신사업 확대와 내부통제 강화 과제
각자대표 체제 이전인 2019년 말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기준 9604억 원으로 1조 원을 채 넘기지 못했다. 당시는 유안타증권(1조2307억 원), 한화투자증권(1조1562억 원), 신영증권(1조1455억 원) 등 다른 중형사보다도 자기자본 규모가 작았다.
교보증권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4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자본 확대에 나섰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격차가 날로 커지는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통한 종투사 도전에 나선 것이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2조1207억 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자기자본 순위도 15위에서 11위로 네 계단 상승했다.

교보증권은 2029년 자기자본 3조 원 달성을 통해 종투사 인가를 받는 데 이어 2031년 자기자본 4조 원을 달성해 초대형 IB 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투사 인가를 받게 되면 기업신용공여가 자기자본의 200%까지 확대되며 전담중개업무(PBS)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초대형 IB로 지정될 경우 발행어음 사업도 가능해져 IB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가 용이해진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자본 확충은 물론 기존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사업을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교보증권은 AI 기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확대 등을 중심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사업 추진 역량을 고도화하고 WM 영업 및 채널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특히 다양한 조각투자 업체와 토큰증권(STO) 사업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한 투자 채널 연계, 공동마케팅 제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2026 출발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축적되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실행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회사의 외형과 위상이 함께 성장하는 전환점을 만들어 가겠다" 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강화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채권형 랩·신탁 운용 중 고객 손실을 다른 고객 계좌로 떠넘기는 자전거래가 적발돼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사모펀드 신규 설정 업무 일부정지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교보증권은 올해 전국 WM영업점에 '소비자보호 매니저'를 배치해 영업점 내 자율적인 내부통제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소비자보호 매니저는 영업 현장에서 완전판매 절차를 전파하고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향후에도 AI를 활용한 소비자보호 시스템 도입, 통합 VOC 관리체계 고도화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고객 보호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이외에 벤처캐피탈 투자, 탄소배출권 거래 등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소비자보호 매니저 제도를 통해 현장에서의 내부통제 강화,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