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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금병매.천주교 서적 즐겨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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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금병매.천주교 서적 즐겨 읽었다
  • 이정선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3.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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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화첩 '중국역사 회모본(中國歷史繪模本)'의 서문이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4일 전에 쓴 마지막 친필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중국역사 회모본 서문을 사도세자의 유고 문집인 '능허관만고(凌虛關漫稿)'의 서문과 비교 분석한 결과, 사도세자가 직접 작성한 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중국역사 회모본의 서문은 지금까지 저자가 완산(전주) 이씨로만 기록돼 있다.그래서 영조 딸 화완옹주 등이 쓴 것으로 추정만 돼 왔을 뿐이다.

   11쪽의 서문에는 금병매, 육포단등 연정소설, 천주교 서적 등 당시 대리청정(代理聽政) 중이었던 왕세자가 공개적으로 읽을 수 없었던 83종의 책들이 적혀 있다.  화첩에는 사도세자가 그림마다 직접 단 한자 제목도  있다.

    서문에는 "팔계가 술을 좋아하고 색을 밝히는 것은 100년 뒤라도 경계할 만하다...(중략)이 한 권에 여러 시대가 다 있으니 봄날 겨울밤 병과 외로움을 치료하고 소일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정 교수는 ▲서문을 썼다고 기록한 장소가 당시 사도세자가 주인이었던 창경궁 통명전의 부속건물이었고 ▲회모본에 쓰인 글이 사도세자의 유고 문집에 변형된 형태로 게재됐고 ▲글에 '~하다','~하니' 등 구어적 성격을 나타내는 '토'가 달린 것으로 봐 대필이 아니라는 점을 그 근거로 꼽았다.

   정 교수는 "사도세자가 소설이나 잡문에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천주교부터 연정소설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많은 종류의 글을 읽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계간지 '문헌과 해석' 여름호에 게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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