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롯데월드 쇼핑몰, 새단장이냐, 대기업 횡포냐?"
상태바
"롯데월드 쇼핑몰, 새단장이냐, 대기업 횡포냐?"
쇼핑몰 240개 점포 임대계약 해지.."수수료 매장 전환 속셈"
  • 정기수 기자 guyer73@csnews.co.kr
  • 승인 2010.07.21 15:0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기수 기자] 국내 굴지의 유통재벌인 롯데가 돈벌이를 위해 중소상인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에 휘말렸다.

서울 롯데월드 잠실점에 위치한 '롯데월드 쇼핑몰'에 입점했던 240여개 점포의 상인들은 롯데쇼핑이 지난해말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점계약을 해지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상인들에 따르면 롯데쇼핑(대표이사: 이철우)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오던 중 지난해 10월 18일 롯데쇼핑 측이 시설노후와 입점업체 감소를 이유로 리뉴얼을 하겠다며 12월 31일자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것. 

이에 대해 상인들은 오랫동안 부진을 보이던 해당 점포의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자 롯데쇼핑이 임대 매장을 철수시키고, 수수료 매장으로 전환시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롭게 리뉴얼되는 매장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셋째 부인 서미경 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외동딸 신유미 씨에게 맡겨 경영수업을 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 “돈벌이 되는 수수료 매장으로 바꿀 속셈”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해 있는 롯데월드 잠실점에는 롯데호텔, 롯데월드어드벤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가 모여 있다.

지난 1989년 문을 연 롯데월드 쇼핑몰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사이의 1, 2층 연결통로에 밀집해 있으며, 입점 상인들은 대부분 2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롯데쇼핑이 롯데월드 쇼핑몰 입점 상인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이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롯데월드 쇼핑몰 비상대책위원회(회장. 김영자, 이하 비대위)는 롯데쇼핑 측이 매출 증가를 목적으로 지난 2009년 12월 31일자로 사전에 아무런 설명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비대위는 지난 4월 22일 잠실역 앞에서 ‘잠실 롯데월드 쇼핑몰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반대 거리집회’를 열고 롯데쇼핑을 규탄한 바 있다. 

비대위 김영자 회장은 “수년간 잠실 주변의 재개발 공사와 롯데쇼핑 측의 불성실한 매장관리로 인해 입점 업주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며 “최근 재개발이 완료되면서 지난해부터 잠실 주변 상권이 안정되고 매출이 상승하자, 롯데쇼핑 측이 쇼핑몰의 매출을 늘리려고 매장 리모델링을 핑계로 업주들을 내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월드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중소상인들의 경우 임대점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해도 롯데쇼핑 측에서는 임대료 이상의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롯데쇼핑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쇼핑몰 상인들을 내쫓고 백화점처럼 수수료 매장을 입점시켜 수입을 늘리려는 숨은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실제로 롯데쇼핑 측은이 지난해 월 5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린 임대매장을 수수료 매장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월 30억의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김 회장은 또 “최근 3~4년 사이에 잠실 주변 아파트들의 재개발로 인해 주변 입주민들의 이탈로 인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으며, 이런 상황에서도 롯데 측에 임대료를 꼬박꼬박 납부해 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매출보다 임대료가 더 비싼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자진 퇴점을 희망했으나, 롯데 측이 재개발이 끝나면 매상이 오를 것이라며 업주들을 붙잡아 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매출이 오르자 이제 와서 롯데쇼핑 측이 말을 바꿔 입점 업주들에게 리뉴얼 후 직영을 한다고 퇴점을 강요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들이 가장 억울해 하는 부분은 바로 ‘권리금’이다.

1994년부터 이곳에서 영업해온 K씨는 “23년 전의 보증금으로 현재 어떤 곳에 가서도 매장을 구할 수 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상인들은 21년동안 쇼핑몰을 지켜왔는데 이제 와서 대체 매장을 내주기는커녕 충분한 기한조차 주지 않고 명도 명령을 내리는 롯데쇼핑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롯데, "법대로 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측은 올해 5월 28일자로 비대위 소속 상인들에게 발송한 ‘점포 명도 최고’를 통해 롯데쇼핑은 아무런 법률적 배상 책임이 없으며, 자진해 점포의 명도 의사를 통보해 주지 않는 한 건물명도소송의 제기는 물론 비용 일체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 측은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호소했지만, 공정위는 "롯데와 입점업체간 계약해지의 정당성 여부와 계약서 해석을 요하는 민사법적인 사항으로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결국 당사자 간에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월드 쇼핑몰의 경우는 아직 사안이 계류 중인 문제라 성급히 언급하기 힘들다”며 “본 건에 관해서는 법이 판단해 주는 결과에 따라 순리대로 대처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쇼핑몰 리뉴얼의 경우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간임을 고려할 때 시설 노후에 따른 리모델링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놓고 롯데쇼핑 측과 입점 상인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한 것 같다”며 “롯데쇼핑몰 입점 상인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것으로 점포 명도에 관해서는 이전 입장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이 주장하고 있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비대위 측은 롯데쇼핑이 명도 소송을 한다면 민사법적 소송을 통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혀, 롯데월드 쇼핑몰 계약해지 건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구설수로 롯데그룹 '곤혹'

양쪽이 법적 대응을 천명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분쟁은 법정에서 결론이 가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감정싸움이 개입되면서 온갖 루머가 나돌고 있어 롯데그룹으로서는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깊은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벌기업이 중소상인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비난도 피하기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월드 쇼핑몰 리뉴얼과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 중 하나는 새로 단장된 매장의 전체 경영을 신격호 회장의 외동딸로 최근 경영수업을 시작한 신유미 씨가 맡으리라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최근 신세계백화점의 비약적인 매출 증가에 자극을 받아 상인들과의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리뉴얼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

여기에 더해 240여 개에 달하는 롯데월드 쇼핑몰 점포 가운데 단 두 곳이 계약 해지 통보에서 제외됨에 따라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정포는 ‘토이저러스’라는 장난감 매장과 ‘설화수 스파’ 매장이다.

비대위 측 상인들 사이에서는 “‘토이저러스’는 롯데쇼핑 대표가 타인 명의로 운영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매장은 대기업이라서 봐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얘기다. ‘토이조러스’와 '설화수 스파'는 각각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매장과 다름없는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며 “두 매장은 작년 말에 철수한 매장에 이어 임대 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근거가 확실치 않은 추문까지 번지면서 '이전투구'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결론날지 결과가 주목된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쪼았어 2011-05-25 18:11:30
대 기업들만 배 부르고... 상인들은 갈 곳 없고...
기업의 이익 만을 위해 함께 하던 상인들을 쫒아 내면서, 대 기업의 막 강한 힘으로 갈곳 없는 상인들에게 보상 하지 않는건 서민들에게서 돈을 벌기 좋아 하는 대 기업이 할 짓이 못 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