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수장을 맞이한 농심과 매일유업이 남다른 각오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농심과 매일유업은 지난해 유난히 많은 악재를 겪었다. 실적도 부진했다.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 정책과 맞물려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한데다 여러 전략에서도 실기했다.
이번 CEO교체는 실적부진을 만회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차원이어서 새 CEO들이 펼쳐나갈 활약상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 박준 신임 사장, 위기의 농심 구원투수 되나
박준 신임 사장이 농심의 구원투수로 활약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국제사업총괄 사장을 맡아 해외 사업 전문가로 꼽혀온 박 사장은 전공분야를 살려 농심을 실적악화의 늪에서 구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블랙의 퇴출부터 하얀 국물 라면 돌풍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하락, 삼다수 계약해지 논란에 이어 최근 소매상들의 농심제품 불매운동까지 끊이지 않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작년 내수시장의 여러 악재를 겪으며 실적이 부진했던 감이 없지 않지만 수출성적은 우수했다”며 “신임 대표 선임과 더불어 해외 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한 해 총 매출액 2조원대, 수출은 4억 달러 정도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해 1%p 가량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농심의 누적매출 1조4천794억원 중 수출액은 982억원으로 6.6%를 차지했다. 2007년 3.8%에 불과하던 수출비중이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농심의 새로운 목표는 오는 2015년 4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해외사업부문을 더욱 강화해 수출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것. 농심은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중국과, 미국, 러시아, 베트남 등 4개 해외 유통망을 구축하고 현재 4곳인 해외 생산거점도 9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이창근 사장, 매일유업 새 판짤까? 
이창근 사장 내정자가 매일유업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 인지도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이창근 사장 내정자는 대우, 풀무원에서 경력을 쌓은 기획통이다.
그는 CJ프레시웨이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한 식자재유통 전문 경영인으로 매일유업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일 매일유업 시무식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념을 가지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 나가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추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김정완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뤄 회사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2010년 9천95억원, 작년에는 9천500억원(추정)의 매출을 올려 유력시됐던 1조 클럽 가입이 2년 연속 문턱에서 좌절됐다. 분유 안전성 논란과 원유값 인상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실적을 기대만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 측은 최동욱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는 최 사장이 지난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지난해 1~9월까지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47억원)의 40% 수준인 100억4천만원에 그쳤다. 2011년 추정 영업이익 또한 130억원 내외로 2010년의 절반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매일유업의 제품군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분유는 지난해 초 ‘프리미엄 명작 플러스-2’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고 중국 수출 분유에서도 아질산염이 검출된면서 시장 점유율이 35%에서 22%로 곤두박질쳤다.
최 사장은 이미 지난해 4월에도 분유파동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본부장, 부문장급 임원 48명 전원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었지만 당시 실적을 회복해 놓고 나가야 한다는 내부여론이 높아 반려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