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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피닉스 인수 '연기만 솔솔'…안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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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피닉스 인수 '연기만 솔솔'…안하나, 못하나?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2.09.10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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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의 미국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작업이 도통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일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미국 운송업체인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CJ대한통운은 한달 전인 지난달 8일에도 똑같은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CJ대한통운이 미국 운송업체 피닉스 인터내셔널을 인수하기 위해 자문사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 선정하고 실사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회 공시 요구가 이뤄졌던 것.


CJ그룹의 물류계열사인 CJGLS와 함께 국내 물류업계의 공룡으로 떠오른 CJ대한통운이 피닉스 인터내셔널을 인수할 경우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세간에 알려진 내용에 비해 CJ대한통운의 행보가 더디다는 점이다. 


한 달 간격으로 되풀이된 조회 공시 요구에 CJ대한통운은 '검토중이나 결정 된 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검토만 있고 본입찰 참여여부 같은 구체적인 답변을 계속 회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에 얼마나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지, 자금여력은 되는지, 또 다른 걸림돌은 없는지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금조달 능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상반기 기준 2천54억원이다. 피닉스 인터내셔널의 인수가가 5천6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 3천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이 재무적투자자(FI)들과 함께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현재 국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대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어 보유 현금 2천억원도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에 투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이 현재 진행 중인 투자만 따져도 광주터미널 신축(1천592억원)과 컨테이너터미널 개발(2천914억원) 등 총 6천498억원이 소요된다. 또 2014년까지 시설 투자에 7천643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이 국내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국내시장이 포화국면에 진입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실제 물류업계에 관계자에 따르면 물류 '빅4'와 우체국 택배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8.4%에서 2011년 69.4%로 증가세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택배시장은 작년 기준 CJ대한통운이 점유율 17.1%로 업계 1위며 이어 CJ GLS(11.5%), 한진택배(10.4%), 우체국택배(9.6%), 기타(36.9%)순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택배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질보다는 가격이 되고 있어 대형사 점유율이 늘고 있지 않다”며 “이때문에 CJ대한통운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만과 터미널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자사주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CJ대한통운은 자사주 443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지난 7일 종가로 환산할 경우 약 4천억원 수준이다. CJ대한통운 지난 2월 2일 자본시장법에 의해 자사주를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이를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빠듯한 자금사정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이 인수작업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은 피닉스 인터내셔널의 매력 때문이다.


피닉스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에 74개 지점과 2천여 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물류업체로 지난해 매출 10억 달러(1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이 피닉스인터내셔널를 인수하고 CJ GLS(상반기 매출 8천600억원)와 합병할 경우 CJ그룹은 연간 매출이 6조에 육박하는 물류공룡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특히 CJ그룹이 '글로벌 물류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닉스 인터내셔널은 해외 물류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써 적잖은 역할이 기대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초 그룹의 물류사업을 2020년까지 글로벌 톱5로 만들겠다고 직접 공언한 바 있다. 이같은 계획이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로 이어질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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