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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3천만원대 수입차 봇물..현대차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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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3천만원대 수입차 봇물..현대차 '정조준'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10.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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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3천만원대 신차를 앞세워 국내시장의 터줏대감인 현대자동차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수입차가 가격을 낮춰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선 반면, 현대차로서는 이에 대응할 신차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코리아는 2000cc 신차 뉴 1시리즈 5도어 해치백을 3천만원 대에 선보였다. BMW가 3천만원대 모델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 1시리즈 5도어 해치백은 '어반'과 '스포트'라인 2개 모델로 출시됐으며 동급에선 드물게 후륜구동이 적용됐다. 특히 뉴 1시리즈 해치백의 연비는 리터당 18.5~18.7km로 복합연비 인증을 받은 차량 가운데 가장 높다. 가격은 3천390만원~ 4천680만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지난달 유럽에서 출시된 2000cc A클래스를 내년 중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현재 3천750만~4천210만원에 팔리고 있는 B클래스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 해치백인 A클래스의 유럽 판매 가격은 2만4천유로(한화 약 3천400만원)다.

BMW와 벤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3천만원대 틈새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현대차가 지난 9월 론칭한 PYL 브랜드의 판매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i40의 경우 가격이 2천557만~3천186만원으로 뉴 1시리즈나 A클래스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i30, i40 등  그간 국내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해치백 및 왜건 모델들의 판매를 이끌기 위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PYL 브랜드를 론칭하고 TV 광고와 고객초청 프로그램을 비롯한 공격적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PYL 마케팅이 시작된 즉시 세 모델은 9월 3천261대가 팔려 8월까지 평균 월 판매 대수인 2천541대보다 28.3% 늘어났다. 이 중 i40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월 평균 판매 대수인 758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천561대가 9월 한 달 간 팔렸다.


헌대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형 세단의 경우 3천만원대 수입차 공세는 더욱 거세다.

특히 폭스바겐, 닛산, 혼다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경쟁모델을 그랜저로 설정하고 공격적 신차 출시와 마케팅에 들어갔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계가 허물어져 자칫 쏘나타 고객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MW 뉴 1시리즈 출시 하루 전날인 17일 한국닛산은 미국에서 출시 석 달만에 8만대를 팔아치운 중형세단 2.5리터 알티마를 3천350만원에 선보였다. 3.5리터 모델의 가격도 3천750만원에 불과하다. 옵션을 감안하면 그랜저 2.4보다 쌀 수도 있다. 그랜저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2천994만~4천271만원이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를 탑재해 더욱 빠르고 부드러워진 가속 성능과 높아진 연비 효율성이 알티마의 특징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6일 전 세계에서 1천50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파사트 7세대 2.5리터 가솔린 모델을 3천740만원에 출시했다.


혼다코리아도 오는 12월 중형 세단 9세대 어코드를 출시한다. 어코드는 지난 2008년 월 1천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에 혼다 열풍을 일으켰던 모델이다. 가격은 현재  국내서 팔리고 있는 3천490만~4천60만원선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중형 신차를 내놓고 있지만 현대차로서는 마땅히 대응할 신차 카드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월 5세대 모델로 출시된 그랜저는 현재 신차효과가 시들해져 판매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9월까지 전년 보다 21% 줄어든 6만5천909대가 팔렸다. 부분변경 등 신차 출시 계획도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쏘나타 역시 2014년이 돼야 신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천만원대 신차의 잇따른 출시로 수입차는 수입차끼리 경쟁한다는 그간의 구도가 깨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산차와의 경계도 희미해져 향후 내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9월까지 현대차 내수 누적 판매 대수는 48만1천577대로 전년 동기 51만1천453대 보다 5.8% 줄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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