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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원유 유출 오염 '흑사병'처럼 확산..사상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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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원유 유출 오염 '흑사병'처럼 확산..사상 최악"
  • 백상진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2.07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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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만리포에서 북서쪽으로 10km 가량 떨어진 바다. 이곳에서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부선(자체동력이 없이 떠있는 배)이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원유 1만500t이 바다로 유출돼 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폭 2km 길이 7.4km 규모의 오염 띠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유 유출량은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의 2배.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7일 오전 7시15분께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정박중이던 홍콩선적 14만6천t급 유조선 `헤베이 스프리트'에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1만1천800t급 삼성물산 소유 `삼성1호' 부선이 충돌하면서 유조선 왼쪽 오일탱크 3개에 구멍이 나 1만500t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였던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원유와 연료유 5천35t이 유출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규모다.

   씨프린스호 사고는 1995년 7월23일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에서 14만5천t급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운항 중 암초에 좌초되면서 원유 및 연료유 5천35t을 유출한 사고로 여수 소리도에서 포항까지 230km, 부산 해역 해안 73km가 기름에 오염돼 어장과 양식장 피해가 736억원에 달했으며 기름 회수 작업도 224억원이 투입된 가운데 다섯달 가까이나 걸렸다.

   이번 사고로 사고지점에서 남동방향으로 폭 2km, 길이 7.4km 규모로 기름이 확산되고 있다고 해양부는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해양수산부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현장에 해경 경비함정 17척, 해양오염방제조합 방제선 11척을 투입하고, 해경 헬기를 통해 선박 주변에서 해안으로 기름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일펜스를 치고 유처리제를 뿌리는 등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사고 유조선에서는 기름이 유출되고 있는 왼쪽 부분을 물 위로 드러낸채 아직 배 안에 남아있는 기름을 구멍이 나지 않은 빈 탱크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유출되고 있는 기름은 원유이기 때문에 유출될 때 가스가 함께 나와 초기에 접근을 잘못할 경우 질식이나 폭발.발화의 위험이 있다고 해양부는 설명했다.

   유출된 기름의 확산이 계속될 경우 48시간 이후에는 태안반도, 태안항과 만리포.천리포 해수욕장, 태안군 일대 굴 양식장 544곳에 집중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해양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이날 자정까지 방제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장훈 국제기획관은 "유류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유출된 기름이 확산돼 해안가에 부착될 경우 가장 크다"면서 "시프린스호의 경우 해안에 좌초되서 해안가에 바로 피해가 생겼는데, 이번 사고는 바닷가로부터 10km 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안가의 피해를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제능력은 3일간 해상에서 1만6천500t의 기름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국에 방제선 120척이 모두 태안 앞바다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이번 사고는 인천대교 공사작업을 마친 해상크레인 부선을 2척의 예인선으로 경남 거제로 끌고가는 과정에서 예인선 한 척의 와이어가 높은 파도로 인해 끊어지면서 중심을 잃고 떠내려가 대산항에 들어가기 전 정박해 있는 유조선과 충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획관은 이어 "이번 사고는 상상을 벗어난 사고"라며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유조선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하게 해왔는데, 정박해 있는 유조선을 해상크레인 부선이 가서 받은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일로,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가 난 유조선은 이중선체가 아닌 단일선체였는데, 만약 이중선체였다면 구멍이 나도 완충이 됐을 것이기 때문에 피해가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2010년부터는 이중선체가 아닌 유조선은 운항을 못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지급될 수 있는 방제비용과 어민 등 피해자에게 돌아갈 배상액은 최대 3천억원으로 해상크레인 부선의 선주상호(P&I)보험인 영국 로이드 P&I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서 출연될 전망이다.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선주상호보험과 IOPC가 내놓은 배상액은 500억원 가량이었다고 해양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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